기초지원연, 미세먼지 모델물질 제작해 확인
최소 2일 내 간, 신장 등 이동...5주간 세포에 남아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입자 크기를 지닌 '나노미세먼지'가 인체에 더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초미세먼지보다 폐 속 깊이 침투해 간, 신장 등 다른 장기로 빠르게 이동하고, 4주 이상 세포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이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제작해 인체 내 주입한 입자들의 생체분포 패턴을 형광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를, 나노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0.1㎛ 이하인 먼지를 각각 뜻한다. 나노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보다 더 인체에 깊숙이 침투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국내외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을 제작해 생체에 주입한 후,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우선, 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기관지로 주입해 입자가 폐에 머물러 있는 양을 관찰했는데, 초미세먼지 모델입자와 비교해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중 일부는 폐세포 깊숙이 침투해 혈관을 따라 간, 신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흐름을 관찰할 수 있었고, 최소 2일 이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폐기관 내 존재하는 면역세포에는 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가 4주 후까지 남아 있었는데, 그 숫자는 초미세먼지 모델입자보다 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만든 모델물질은 다양한 향후 미세먼지의 생체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저감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박혜선 기초지원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크기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우리 인체기관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라며 "앞으로 다양한 특성을 갖는 모델물질을 만들어 지역이나 환경 특성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지난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생체 내 주입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의 이동 경로 모식도로, 나노미세먼지가 초미세먼지보다 더 폐포 깊숙이 침투해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이동해 영향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