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 토착 기업의 비중은 여전히 10% 아래를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집적회로(IC) 생산액은 312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글로벌 전체 생산액인 1865억 달러의 16.7%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 2011년 12.7%와 비교해 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중국의 IC 시장에서 중국의 토착 기업이 생산하는 비중은 낮다는 게 IC인사이츠 측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제조된 IC 반도체 시장 312억 달러 중 중국 본사 회사가 생산한 IC는 123억 달러(39.4%) 수준으로, 이는 전체 시장에 비교하면 6.6%에 불과하다. 나머지 생산은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 등 중국에 IC 웨이퍼 팹을 보유한 외국 기업이 맡았다.
IC인사이츠는 중국 IC 시장이 전체 시장 대비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전체 시장 대비 중국 시장의 점유율도 21.2%로 지난해보다 4.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가 생산한 IC 시장 규모는 2026년에도 582억 달러 수준에 그쳐, 전체 시장 대비 8.1%를 점유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IC인사이츠 측은 "삼성과 SK하이닉스, TSMC 등 외국 기업들이 2026년에도 중국에서 전체 IC 생산량의 50% 이상을 지속 차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은 2015년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 2025년 7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이를 위해 자국 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제공해 왔다. 다만 2020년 실제 반도체 자급률은 아직 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7㎚(나노미터) 이상의 레거시(숙성) 공정 중심의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9년부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정책의 핵심이었던 화웨이와 SMIC를 상대로 강력한 규제에 나서고,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첨단 장비의 반입을 막는 등 중국을 적극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미국은 최근에는 중국을 둘러싼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에 반도체(칩)4 동맹 구축을 제안하는 등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