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추진돼 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이 불발되는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측에서 미국 측이 갑자기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은 아이들 인맥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남사스럽다고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예정된 면담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일정에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현재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9일 "애초에 백악관의 제안에 따라 추진됐던 만남이었다. 백악관에서 일정을 포함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을 한 것이라면 거기에 보탤 말은 없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어 '계획이 없다'는 것이 현시점에서 백악관의 공식 입장인 만큼 만남 성사 여부와 관련 부정적인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아직 확정적으로 통보가 된 것은 없으며 여전히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 측에서 정확히 답할 사안이다. 백악관에서 계획이 없다고 얘기한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건 문 전 대통령은 (이같은 발표에도) 가만히 계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회동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여러가지 추측은 되지만 정보가 완벽하게 있는 게 아니어서 조심스럽다"라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측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회담 무산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민주당을 향해 "남사스럽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찬 일정을 갖고 전화를 받았니, 못 받았니 소모적인 진실 공방을 펼치던 민주당이었다"라며 "이제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측과도 진실공방을 하는 건가. 그리고 문 전 대통령께선 '조용히 잊혀지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고서야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전직' 한국 대통령을 만날 일이 없는 게 당연지사인데 아이들 인맥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왜 불필요한 논란은 만드는가"라고 적었다.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인 클리앙에서도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 불발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윤 대통령 길들이기에 제대로 당했다", "윤 대통령이 뭐라고 이걸 무산시키나",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이용한 건가" 라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한 네티즌은 "차라리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갈 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게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