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상원의원 후보 된 `힐빌리` 밴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5/2022050602102269660002[1].jpg "[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상원의원 후보 된 `힐빌리` 밴스")
2016년 '힐빌리의 노래'(Hillbilly's Elegy)라는 자서전적 논픽션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힐빌리'(애팔래치아 산악지대의 농민이나 나무꾼을 지칭. 또는 그들이 부르는 민요. '중서부 산악지대 시골뜨기'라는 의미도 있다) 출신 벤처 변호사 J D 밴스(사진)가 지난 3일(현지시간) 콜럼버스에서 열린 오하이오주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밴스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10선의 민주당 팀 라이언 하원의원과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밴스가 라이언 후보를 꺾고 상원의원에 당선되면 또 하나의 '아메리칸 드림'이 완성됩니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가정환경과 낙후된 교육을 딛고 변호사, 작가에 이어 상원의원으로 우뚝 서는 인간승리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밴스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켄터키주 잭슨을 오가며 자랐습니다. 약물 중독에 빠진 엄마와 양육권을 포기해버린 아빠, 가난과 가정 폭력, 우울과 불안을 딛고 오하이오주립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성공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힐빌리의 노래입니다. 그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버티었습니다. 대학을 가기 위한 학비를 벌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던 경험은 그에게 전환점이 됐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학업을 시작할 때 나는 해병대에서 익힌 불요불굴의 의지가 몸에 배어 있었다. 빠듯한 일과였으나 , 열여덟 살 때는 무섭기만 했던 독립생활의 모든 면이 이제는 식은 죽 먹기처럼 느껴졌다."
밴스의 가족과 그의 고향 사람들은 세계화로 인해 중국으로 빠져나간 미국 제조업 공백의 희생자들입니다. 책엔 쇠락한 중서부 러스트벨트의 풍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80년대까지 핵심 중산층이었던 이곳 백인 노동자계층은 실직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조업 미국회귀정책의 열렬한 지지세가 되었습니다.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와 트럼피즘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셈이지요.
이번에 밴스가 경선에서 승리한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밴스는 트럼프를 경멸에 가까울 정도로 비판했습니다. 바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 입문 후 180도 돌아서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가 되었습니다. 변심했다고 말하는 이가 많지만, 그의 배경을 보면 본심으로 돌아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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