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배종찬 칼럼] 검수완박, 뒤집힐 가능성 높은 3가지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2205/2022050602102269660001[1].jpg "[배종찬 칼럼] 검수완박, 뒤집힐 가능성 높은 3가지 이유")
이 또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 안에 한국판 FBI(미국 연방수사국)인 '중대범죄수사청'이 만들어지면 수사권이 완전히 경찰 쪽으로 이양된다. 별건 수사도 거의 불가능하고 고소인의 이의 신청과 보완 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제한적으로 검찰의 수사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검수완박법의 내용대로 검찰 개혁이 진행될까. 아니다. 정권교체로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첫 번째는 '국민 여론의 역행' 때문이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은 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강조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국민 여론은 정반대다. 다수는 더 검토를 한 이후에 판단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문 대통령을 '날치기 도둑'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굿소사이어티가 지난 30일 여론조사공정에 공동으로 의뢰해 실시한 조사(전국1506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2.5%P 응답률6.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자는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찬성 의견이 40.6%로 나타났고 반대 응답이 53.4%로 찬성보다 더 많았다.
조사 기관에 따라 그리고 질문의 내용에 따라 결과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한 국민 여론은 비우호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여소야대 국면이므로 재개정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국민 여론을 등에 업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두 번째로 검수완박법이 뒤집힐 가능성은 '지방선거의 승패 결과'에 달려 있다.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20여일 만에 전국 동시 선거인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대선 결과로 행정부 권력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있고 지난 총선의 결과로 의회 권력은 민주당에 있다. 그렇다면 국정 운영의 동력인 국민 여론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는 지방 선거 결과에 달려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지역인 경기도는 벌써부터 대선 2라운드, 대선 연장전, 윤석열 당선인의 '윤심'과 이재명 민주당의 '명심' 대결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의 결과가 중요한데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강행 통과로 부정적인 민심이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국민 투표 실시가 법과 제도적으로 실현되기는 어렵더라도 유권자와 지지층을 견인하는 선거 공학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는 셈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고문의 광역단체 표심 결과로 분석하면 10곳은 윤 당선인이 이긴 지역이고, 7곳은 이 고문이 더 표를 많은 얻은 지역이었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검수완박법의 운명은 다른 환경을 맞이하게 된다.
끝으로 '새 정부의 대응 태도'에 달려 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와 검찰개혁을 놓고 충돌하면서 그 동력으로 대통령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호락호락 법대로 이행할 리가 만무하다. 윤 당선인이 야심차게 지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검수완박법이 예정대로 온전할까.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내용을 발표하면서 '검찰 수사 책임제'를 강조했다. 관련 내용을 보면 검찰이 수사권을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즉 검수완박법은 대통령의 공포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국민 여론을 보더라도 뒤집힐 가능성이 있고 지방선거 승패 결과와 새 정부의 검찰 운영을 예상하더라도 그대로 가기 어려운 상태로 인식된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원했던 검찰 개혁의 종지부가 아니라 이제부터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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