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배종찬 칼럼] 서울·경기는 `윤心`과 `명心`의 대선 연장전](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1502102269660002[1].jpg "[배종찬 칼럼] 서울·경기는 `윤心`과 `명心`의 대선 연장전")
한편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이지만 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필요한 분야에서 벌써부터 충돌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이번 지방선거는 출마하는 후보자들 사이의 경쟁이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대선 2차전이 되고 있다.
서울만 하더라도 오세훈 시장과 맞붙는 민주당 후보로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외 논란이 퍼지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졌고 선거 과정에서 86용퇴론을 주장했던 송 전 대표가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나기 보다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행태에 대해 86세대 동료들마저 맹비난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에 도전한 적이 있는 우상호 의원과 김민석 의원은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에 나섰다.
서울 지역 동료 의원들의 공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가 마음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4~5일 실시한 조사(서울1015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서 가장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송 전 대표가 전체 결과 19.4%였고 그 다음으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송 전 대표가 31.8%로 가장 높게 나왔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 인천시장까지 역임하고 5선 의원까지 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대선을 대비해 서울시민 대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켜 놓겠다는 포석으로 분석이 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명심'을 얻었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송 전 대표는 경선부터 이 고문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이낙연 전 대표측으로부터 받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하기 전에 사찰에 있던 송 전 대표를 찾아간 인물이 정성호 의원과 김남국 의원인데 모두 이재명 고문의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명심'이 작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스스로의 목적이 있고 '명심'까지 지원을 받는 송 전 대표가 출마를 마다할 리 만무하다.
경기도 상황도 서울과 다르지 않다. 당내 중진 5선인 안민석과 조정식 의원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쪽으로 '명심'이 전달되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결코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김 전 부총리와 이재명 고문의 관계 때문이다. 이 고문은 대선 막바지에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였던 김 전 부총리의 협력과 연대라는 도움을 얻었고 김 전 부총리는 출마를 발표하기 전에 이 고문과 교감했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민주당 당내 기반이 전혀 없는 김 전 부총리가 서울이 아닌 경기지사 출마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당선인의 마음인 '윤심'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심'이 특정후보에게 가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에 김은혜 의원은 은근히 자신쪽으로 향했다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인 '박심'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비롯해 이번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의 후광 효과(Halo Effect)가 판을 치고 있다.
지지율이 높은 문재인 대통령을 마케팅하는 후보자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전·현직 대통령 마케팅을 하거나 대선 후보의 마음 쟁탈전을 하는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투표일에 가까워질수록 이번 지방선거는 '윤심'과 '명심'의 대선 연장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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