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논설실의 서가] `작가주의 감독`이 설 땅은 있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논설실의 서가] `작가주의 감독`이 설 땅은 있다


작가주의 감독 영화

이태훈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상업적 제작 환경과 컴퓨터그래픽 등 영상미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오락성 영화가 난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추구하는 예술성 높은 '작가주의 영화'가 상업 영화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여주어 관심을 끈다. 작가주의 영화란 상업적 환경의 제한된 프레임 속에서 영화 속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영화를 말한다. 영화 제작에서 감독이 자신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자기 생각을 전달하면서 영화 전반에 표현된 전체의 미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영화다.

이런 영화에서 감독은 영화를 이끌고 조절하는 최종적인 주인이다. 감독은 주제의 탁월함, 고유의 스타일을 통해 작품의 내적 의미를 완성시키는 예술가적 역량을 과시한다. 또한 시각적 방법을 통해서 이를 반영시켜야 한다는 면에서 탁월한 표현 기술 능력을 보여 준다.

'어른 동화'라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와 영상 스타일로 주목받는 웨스 앤더슨 감독은 블랙 코미디 색채의 극 구성을 바탕으로 패셔너블한 영상 스타일을 표현한다. 반대 정서의 배경음악 설정 등 기존의 영상 문법을 뒤엎는 뉴웨이브적 발상과 표현으로 유명하다. 영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영상을 만들어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는 파격적 소재와 수준 높은 예술적 표현기법으로 주목을 끌었다. 아카데미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화양연화'(花樣年華)도 작가주의 영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국 사회의 현실적 모습을 섬세하게 반영하고 서민계급의 이상향 세계에 대한 갈망 표현을 교육적·계몽적으로 묘사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도 이들과 견줄만하다.

책은 독창적 영역을 구축한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 영화의 예술적 가치와 영상화법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대중예술에 대한 정의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정립시키고 영화에 대한 지식과 예술적 안목을 넓혀주고자 한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상업적 영화가 보여주지 못하는 색다른 측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경희대 디지털 콘텐츠학과 교수다. 저자의 영화 '스물아홉 다정이'는 제4회 인도 국제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