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고 ‘DJ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라 한다면 이건 좀 딱한 노릇 아니겠는가”
“적어도 한국 지성계의 상징이라 일컬어지는 분의 식견이 이 정도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어”
이재명 겨냥 “지난 대선 과정서 봤듯이 온갖 비리, 의혹,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
“與 프리미엄에도 진 건 결국 李 개인의 리스크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
“적어도 한국 지성계의 상징이라 일컬어지는 분의 식견이 이 정도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어”
이재명 겨냥 “지난 대선 과정서 봤듯이 온갖 비리, 의혹,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
“與 프리미엄에도 진 건 결국 李 개인의 리스크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운현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백낙청 교수의 '이재명 찬양'에 대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소위 진보 진영의 대다수가 그러했듯이 백 교수 역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두고 왈가왈부 할 것은 없다. 그러나 그가 어제 '오마이TV'와 가진 대담은 논란거리, 또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우선 백 교수는 이재명을 두고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라고 평했다. 이를 개인적 소견이라고 치부한다면 길게 따질 일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한국 지성계의 상징이라고 일컬어지는 분의 식견이 이 정도라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대체 뭘 근거로 이재명을 김대중(DJ) 이후의 최고의 정치지도자라고 하는 것인가"라고 백낙청 교수를 저격했다.
이어 "한국 정치사에서 DJ는 여야, 정파, 지역을 넘어 대다수 한국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죽을 고비를 넘겼고, 전두환 신군부 시절에는 사형수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면서 "평생을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벌였으며, 집권 후에는 정적을 보복은커녕 관용과 포용으로 껴안았다. 이같은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4수 끝에 대통령이 돼서는 기록할만한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IMF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했으며, 산업화에 이어 정보화 및 벤처붐 조성으로 경제 발전 토대를 만들었으며,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남북 간에 평화무드를 다지는데도 기여하였다"며 "또 일본문화 개방을 계기로 우리 문화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킨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고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거론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그는 온갖 비리, 의혹,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라며 "여권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이 진 것은 결국 이재명 개인의 리스크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민주당과 이재명 지지자들은 패인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현 민주당 내 상황을 짚었다.
또 그는 "백번을 양보해서 'DJ를 가장 잘 계승할 미래의 정치지도자'라고 한다면 또 모르겠다"며 "그러나 그간의 행적을 보건대 민주당이 배출한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보다 이재명이 우월하다는 평가를 내릴만한 근거를 나로선 찾기 어렵다"고 백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끝으로 정 전 실장은 "젊은 시절부터 나는 백 교수를 존경하고 흠모해왔다. 단아하고 지적인 면모에다 남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늘 있어온 점이 나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갖게 했다"면서 "그런 거장이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쩌면 그의 퇴장이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기조차 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 1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백 교수는 "이재명은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백 교수는 "길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참 훌륭한 분이지만 대통령으로서 썩 잘한 분은 아니었다고 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착한 분이죠. 촛불정부의 대통령으로서 잘해보려고 열심히 애쓴 건 사실이지만, 그 분은 정치지도자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는 뛰어난 정치인이 없었고. 특히 촛불혁명 이후에 촛불혁명을 현실 정치권과 연결시켜 줄 인재가 없었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가 드디어 (뛰어난 정치지도자) 한 사람을 발견했다, 건졌다 하는 점에서 다소나마 위로가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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