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숙 국민의힘 (비례대표)
![[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여성의 위기` 더는 방치 안 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1402102269044001[1].jpg "[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여성의 위기` 더는 방치 안 된다")
대면접촉을 기본으로 하는 관광업,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교육서비스업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들 영역은 대표적인 여성집중산업이다. 여성 일자리 중에서도 특히, 일 가정 양립 부담이 큰 30대 후반 여성과 일자리 안정성이 낮은 50대 여성의 취업자가 급감했고, 중소기업 여성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두 번째, 코로나19로 돌봄(아동) 영역에서 여성의 부담은 가중됐다.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초중고등학교, 돌봄교실, 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휴교, 휴원 조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개별 가정이 학교와 공적 돌봄의 역할을 분담하게 됐으며, 그 부담은 오롯이 여성에게 지워졌다. 코로나19 시기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 10명중 7명이 돌봄을 이유로 퇴직했다는 연구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돌봄 문제는 여성의 일자리와도 직결되는 주요한 문제이다.(2020년 11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셋째, 코로나 시기 여성의 건강문제 또한 심각하다. 코로나 시기, 모든 의료시스템은 코로나 치료, 예방 등에 집중됨으로써,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으며,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우울과 불안,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우울 위험군, 자살생각률과 여성의 우울 불안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 학회, 2021)
네 번째,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증가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재난위기 상황에서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코로나 보건위기도 마찬가지로, 집이 중심이 되는 생활로의 변화는 가정폭력 피해자들과 가해자와의 접촉 시간을 늘림으로써, 폭력에 노출될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어둠 속에서 드러나지 않고 더욱 교묘히 확산되는 가정 폭력을 UN Women은 '그림자 전염병(shadow pandemic)'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2020년 3월 17일 코로나19 봉쇄조치 이후 가정폭력 신고율이 전국적으로 30% 이상, 파리에서는 36% 이상 증가했다. 캐나다, 독일, 스페인, 영국,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가정폭력 발생과 폭력 피해자에 대한 긴급 피난처 제공 요구가 모두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여성의 고용, 노동, 돌봄, 가정폭력, 건강문제는 위협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정책은 미흡하다. 성인지적 관점이 부족하고 여성이 경험하는 재난 위기에 대한 정치적 주목도도 아직은 높지 않은 편이다.
여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불균형과 불평등을 타개하기 위해서 첫 번째, 코로나19 재난을 계기로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워라벨 사회환경을 실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코로나19로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도입된 우리나라의 가족돌봄휴가제도는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 비해 짧은 휴가기간, 낮은 급여 수준으로 인해 부모가 고용불안이나 불이익 없이 안전하게 자녀를 돌보기에는 미흡하다. 따라서, 현재 무급인 가족돌봄 휴직 또는 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하는 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적 인프라의 확충 등 공적 돌봄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때가 됐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돌봄제도 개선은 여성의 돌봄 수고 경감이 주목적이 아니라, 여성의 고용을 유지,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돌봄이 집중되는 30대 후반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은 장기적인 경력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노동시장 재진입시 질 낮은 일자리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고용 유지'에 중점을 둔 경력단절 예방정책이 강화돼야 한다.
세 번째, 남녀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남녀동일임금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맞벌이 부부가 가정내 돌봄문제로 인해 여성이 일자리를 포기할 가능성이 큰 이유는 남녀임금격차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는 2019년 기준으로 32.2% 차이로 OECD 주요 회원국중 최하위 수준이며, 임금격차문제는 지속적으로 여성의 경력단절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 번째, 여성의 건강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내실화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의 방향은 주로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여성의 건강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포괄하는 정책은 미흡한 편이다. 코로나 블루 등 여성들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성은'직장'도 안전하지 못했고, '가정'조차 어떤 이에게는 '돌봄'과 '교육'의 이중, 삼중의 부담이 가중됐고, 또 다른 여성에게는 코로나 가정폭력으로 인해 더 이상 안전하지도 편안하지도 않은 지옥이 되기도 한다.
십수년 동안 애써 노력해 온 '일과 가정의 양립''일과 생활의 균형'의 성과도 헛되게, 코로나로 인해 돌봄의 영역은 오롯이 여성의 몫, 가족의 부담으로 지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남녀의 성별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2021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20년 99.5년에서 2021년 136년으로 36년 증가) 차제에, 코로나 시대 여성이 겪고 있는 각 분야별 실태를 점검, 보완함으로써 코로나시대 성별 불균형과 불평등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여성의 위기가 더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실질적인 양성평등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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