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조에 2~3배 늘어난 39조
올 국가채무 1000조로 폭증 예고
與 "14일까지 추경처리 속도낼것"
국가신용 하락·경제 악영향 우려
올 국가채무 1000조로 폭증 예고
與 "14일까지 추경처리 속도낼것"
국가신용 하락·경제 악영향 우려
![[기획] IMF경고에도 `정치추경` 밀어붙이는 與](http://contents.dt.co.kr/images/202202/2022020902100151063001[1].jpg "[기획] IMF경고에도 `정치추경` 밀어붙이는 與")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편성하는 게 정상이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5년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 바람에 국가채무는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 정치권은 사상 첫 '1월 추경 편성'까지 고수하겠다고 한다. 당장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그로 인해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는 14일까지 추경을 처리하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한 추경 처리를 당부하자, 추경 처리 시점을 못박은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생명인만큼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상임위 소관 추경 액수를 정부안보다 24조9500억원 증액하는 안을 의결했다. 정부 방역조치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되는 방역지원금 액수를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임위 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그대로 확정된다면 추경안은 정부가 제출한 14조원보다 2~3배 늘어난 39조원 수준이 된다. 늘어난 추경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선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을 50조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본예산에 편성된 사업들이 이제 막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1, 2월에 추경을 위해서 어떤 사업을 삭감한다는 것은 과거에도 사례가 없었고 어렵다"라며 "사업이라는 게 감액 조정을 하려면 사업 집행이 부진하거나 여건이 되는 경우 등 감액 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연초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의 주장대로 추경을 대폭 증액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를 전후로 통상적인 감액·증액 논의는 있을 수 있지만, (여야가 요구하고 있는) 35조~50조원 정도의 규모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추경 증액이 물가와 국채시장, 국가 신용등급과 거시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추경 규모가 35조원으로 늘어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현재보다 2%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으로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본예산 기준 50.0%에서 50.1%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추경을 늘리면 50.3%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글로벌 경제기관들은 한국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 대비 0.3%포인트 낮은 3.0%로 제시하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재정적자를 축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국가채무 비율의 지속적인 상승이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법적으로 본예산에서 예상했던 세입이 갑자기 줄었거나, 예상 외의 지출이 발생했을 경우 추경을 편성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선 조건이 다 맞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말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국회 자체가 법을 지키지 않고 추경을 무조건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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