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후지산,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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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후지산,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일본의 상징' 후지산(富士山)의 분화(噴火) 가능성에 일본 열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의 잇단 지진이 후지산 대폭발의 전조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종영된 인기 TV 드라마 '일본 침몰'이 연상되면서 공포감까지 낳고 있다. 12월 12일 마지막 회에서 후지산이 분화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이런 날이 조만간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올해 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후지산이 폭발해 수도권을 강타하면 그 피해는 산정하기조차 어렵다.

◇'공포스런' 분화의 전조

화산 분화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느닷없이 폭발하는 것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분화 1개월 전에는 전조가 나타난다. 바로 지진이다.

지난 12월 초 약 3시간 간격으로 강도 5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12월 3일 오전 2시 18분께 야마나시(山梨)현 동부에서 '진도 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전 6시 37분께 지진은 '진도 4.8'로 거세졌다. 진원지는 후지산 정상에서 30~40㎞ 떨어진 후지산 자락이었다. 후지산 자락 지역에서 이 정도의 강진이 일어난 것은 2012년 1월 이후 근 10년만에 처음이었다.

이어 약 3시간이 흐른 오전 9시 28분께 와카야마(和歌山)현과 도쿠시마(德島)현 사이 해협에서 5.4의 강진이 뒤따랐다. 진원지는 '난카이(南海) 해곡' 거대지진 예상 범위에 속하는 곳이었다.

이날의 두 지진은 일본인들에게 공포를 안겨줬다. SNS에선 후지산 분화에 관한 글들로 가득 찼다. 비록 일본 기상청이 "이번 지진들은 후지산 화산 활동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의 진단은 다르다. 마지막 대분화로부터 300년 이상이란 긴 기간이 경과한 점을 보면 '폭발 대기' 상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후지산은 기록상 17차례 분화가 있었다. 대략 50~100년에 한번씩 반복적으로 분출했다. 그 중 대규모 분화는 서기 864년 헤이안(平安)시대 일어난 '조간(貞觀) 분화'와 서기 1707년 에도((江戶)시대 발생한 '호에이(寶永) 분화'다. '호에이 분화' 이후 후지산은 표면적으로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300년이 넘는 침묵은 '언제든 분출할 수 있는' 상태란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제 300년 이상이 지났으니 "폭발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가까운 장래에 폭발한다는 것'에 일본의 화산학자 100명 중 100명이 동의한다. 지진이 그 방아쇠를 당긴다. 지진이 일어나 후지산 지하 마그마류가 크게 흔들리면 곧바로 분화가 촉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증유의 피해'는 불가피

후지산이 폭발하면 미증유의 피해가 우려된다. 300년간 마그마를 모아둔 후지산의 대폭발이어서 그렇다. 특히 수도권이 초토화될 것이다. 폭발이 일어나면 우선 분석(噴石)과 화산탄(火山彈)이 주변을 강타한다. 분석은 직경 수㎝의 것부터 수십m를 넘는 것도 있다. 작은 것은 탄환과 비슷한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즉사시킬 수 있다. 화산탄은 완전히 굳지않은 용암 덩어리로 온도가 400~500도에 이른다.

용암류(鎔巖流)와 융설형 화산니류(融雪型 火山泥流)도 상당히 위험하다. 용암류는 분화구에서 흘러내리는 용암을 말한다. 900도가 넘는 새빨간 용암류가 산기슭의 거리를 삼켜 나간다. 융설형 화산니류란 대량의 눈이 녹으면서 암석 등과 어우러져 산허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화쇄(火碎) 진흙류다. 시속 수십㎞의 속도로 자동차 뿐 아니라 수목도 간단하게 밀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순식간에 신도메이(新東名)고속도로, 도메이(東名)고속도로, 도카이도 신칸센(東海道 新幹線) 등 일본의 동서를 잇는 교통인프라는 순식간에 끊겨버린다.

무엇보다도 대재앙은 화산재다. 화산재는 흔히 말하는 재가 아니다. 경석(輕石) 등이 잘게 부서져 만들어진 일종의 '유리조각'이라고 보면 된다. 초래하는 피해가 엄청나다.

땅에 5mm 정도 쌓이면 천식이나 기관지염이 있는 사람은 상태가 악화된다. 2cm만 쌓이면 기관지와 폐 등에 증상이 나타난다. 눈에 들어가면 안구가 손상되고 실명할 위험도 있다. 피부에 붙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선박의 엔진 흡기구로 화산재가 빨려 들어가면 엔진 필터가 막혀 엔진이 꺼진다. 철도 레일에 쌓이면 열차는 운행할 수 없게 된다. 화력발전소의 가스 터빈에 들어가면 발전설비가 손상된다. 화산재가 상하수도에 쌓이면 물도 못 먹는다. PC등 전자기기에 화산재가 들어가면 오작동이나 고장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화산재는 물에 젖으면 전기를 통하게 하는 성질이 생긴다. 누전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10월에 일어난 구마모토(熊本)현의 아소산(阿蘇山) 분화 때는 분화 후 비가 내리면서 2만9000가구가 정전된 바 있다. 또한 화산재는 무겁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라면 몰라도 목조 주택은 쌓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될 위험성이 높다.

화산이 분화하면 화산재는 몇주간이나 계속 내릴 것이고, 멈추었다고 해도 수개월 동안 화산재는 바람에 계속 흩날리게 된다. 화산재가 날리면 복구작업은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최소한 한달은 도쿄(東京)의 수도 기능이 마비될 것이다. 이를 보면 피해 총액을 산출하기가 어렵다. 최소한 100조엔(약 1036조원) 이상이다. 화산의 '폭력'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것이다.

드라마 '일본 침몰'에서 그려진 참극이 실제로 일본을 덮치는 날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느낌이다. '움직이는 땅'에서 살아 가야하는 일본인들의 악몽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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