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개는 어떤 삶을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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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개는 어떤 삶을 원할까
개와 함께한 10만 시간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 지음·정영문 옮김 / 해나무 펴냄


개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인간의 '반려'가 된 동물이다. 유전자 분석을 해보면 개의 가축화 시기는 2만7000∼4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약 4만년 전에 이미 개는 늑대에서 갈라져 나온 셈이다. 인간과 관계를 맺은 개들은 이제 종을 뛰어넘어 가족으로 인정받을 만큼 인간과 가까워졌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이런 개들이다. 책은 저자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낸 열한 마리 개들의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중 다섯 마리는 저자의 집에서 태어났고, 열 마리는 자연적인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함께 살았다.

세계적인 인류학자인 저자는 수만 시간 동안 개들을 관찰한 후 깨닫게 된 것을 책으로 내놓았다. 열한 마리 개들의 삶을 애정 어린 인간의 시선으로 진실하게 기록했다. 저자는 30여 년간 개들과 살며 그들을 관찰한 끝에, 그들 또한 나름의 언어가 있고, 그 언어로 엮어가는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울타리를 뛰어넘어 수십 킬로미터 밖까지 달려 홀로 비밀스러운 여행을 했던 시베리아 허스키 미샤, 미샤가 집을 떠나자 창문 밖을 바라보며 미샤를 기다렸던 마리아, 자기가 낳은 자식이 아님에도 강아지를 입양해 정성을 다해 보살폈던 코키, 동료가 세상을 떠나자 구슬픈 소리로 밤새 울부짖던 비바와 파티마. 인간보다 더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보여주는 개들의 삶은 그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길을 열어 놓는다. 저자는 개와 함께하는 삶이란 무엇인지도 찾는다.

저자의 물음은 "개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저자의 결론은 '그들은 무리에 속하기를 원하며, 서로를 원한다'라는 것이다. 개들은 자신을 키우던 사람이 죽었을때 보다 오히려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동료 개가 죽었을 때 더 슬퍼했다. 책은 그들만의 규칙과 습성으로 자유로운 삶을 사는 개들에 대한 헌사다. 개를 키우는 독자들에겐 반가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저자는 한평생 자연을 관찰하며 살아온 미국의 작가이자 인류학자다. 1950년대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먼' 연구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오랫동안 동물의 행동과 습성에 관한 깊이있는 책을 펴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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