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앞둔 카카오가 헬스케어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자회사 설립 등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일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예비인가를 획득한 지 6개월 만이다. 통상 본인가 심사기간이 1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초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가 본인가를 받으면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에 이어 세 번째 디지털 손보사가 된다. 또 플랫폼 빅테크 기업 가운데 최초로 보험업에 진출한 사례가 된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연내 본인가 획득 후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9월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비교 추천서비스에 대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개행위에 해당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고, 이에 따라 출범 일정이 미뤄졌다.
카카오페이가 본인가를 받게 되면 기존 보험사들이 다루고 있는 모든 보험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초기에는 생활밀착형 소액 단기 보험에 집중하고 이후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해 모빌리티,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도 지난 10월 간담회에서 손해보험사 설립을 통해 보험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무장한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이 급격히 늘면서 보험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위주의 다이렉트 채널을 전면 개편하면서 미니보험 판매와 인공지능(AI) 보험 추천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인수를 결정하고 카디프손보를 디지털에 특화한 손해보험사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카오는 내년 보험사 출범에 이어 헬스케어 사업 진출도 선포했다. 카카오는 6일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하고 관련 스타트업, 기관들과 협력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헬스케어 사업은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헬스케어 사업은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으로, 카카오의 행보에 보험업계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헬스케어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업과 밀접함게 관련돼 있는 만큼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며 사업 기반을 확장해 가고 있다.
지난 10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한 KB손해보험은 내년 상반기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한라이프도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사명을 '신한큐브온'으로 정하고 이르면 연내 생명보험업계 첫 헬스케어 자회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김수현기자 ks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