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발 더블딥 공포] 물가는 10년만에 최고치 찍고…불확실성에 발 묶인 통화당국](http://contents.dt.co.kr/images/202112/2021120302100363048001[1].jpg "[오미크론발 더블딥 공포] 물가는 10년만에 최고치 찍고…불확실성에 발 묶인 통화당국")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7% 올라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3.2%)보다 오름폭이 확대돼 고물가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당초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긴 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폭이 예상수준을 웃돌면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11월 전망수준(2.3%)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은은 물가 상승 배경에 "통신비 지원의 기저효과가 사라졌으나 석유류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내구재, 섬유제품,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 측 물가상승압력도 커진 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11월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35.5%로 9월(22%)과 10월(27.3%)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채소가격 역시 한파 등의 영향으로 9.3%로 반등(10월 -17.4%)했고, 축산물 가격도 가정 내 수요 증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국제유가 흐름, 유류세 인하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확대, 공급병목의 영향 등으로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 1%인 기준금리도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했었다.
그렇지만 오미크론 변수로 인해 한은의 고민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물가안정이 한은의 최우선 목표이긴 하지만, 지난 3분기 성장률에서 드러난 것처럼 방역조치 강화와 공급망 이슈는 경기 회복에 치명적일 수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에 그쳤고, 이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지난해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 위축은 물론 설비투자까지 감소했다.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던 수출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경기 회복 흐름을 더는 늦추면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의 여파는 일정 부분 있겠지만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의 경기 회복세는 재정지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이 겹친 영향으로 금융통화정책으로 실물경제에 개입할 경우 되레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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