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소득세법 개정안 논의
"과세 체계 미흡… 근거도 없어"
"과세 안하니 투기자산 인식"
"과세 체계 미흡… 근거도 없어"
"과세 안하니 투기자산 인식"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국회는 내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지난해 국회는 가상자산의 양도·대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소득세율 20%를 적용한다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일례로 가상자산 소득금액이 400만원인 경우 250만원을 제외한 150만원에 대해 20%의 세율을 적용해 30만원의 세금이 계산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막상 과세 시점이 다가오자 여야는 과세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은 아예 공약으로 과세 1년 유예와 소득 5000만원까진 비과세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과세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무형자산)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본다면 다른 무형자산 항목에 대해 어떻게 과세를 하고 있는지 일관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가상자산 자체가 무형자산인지, 금융자산인지 논란이 있는 상태에서 작위적으로 과세율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과세는 모든 체계를 마련하고 난 뒤 마지막에 이뤄지는 것인데 과세 먼저 하겠다고 달려드는 것은 성급하다"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과세를 한다면 무슨 근거로 과세를 하는지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는 무슨 법에 근거해서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기존 금융권 제도에 포함하면서 과세를 해야지, 단순히 이익이 생겼으니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적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을 제도권 이내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신속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영범 한성대 교수는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등 신기술로 연결될 수 있는 분야인데, 과세를 하지 않다보니까 투기자산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부작용이 있다"며 "단순히 자산에 대한 과세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연계를 해서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가상화폐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나 과세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가 우선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진·강민성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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