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漸入佳境(점입가경)](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1202102369660002[1].jpg "[古典여담] 漸入佳境(점입가경)")
점점 점, 들 입, 아름다울 가, 지경 경. 점입가경. 점점 아름다운 국면이 되어간다는 뜻이다. 경관이나 일의 단계, 문장 등이 갈수록 나아지거나 흥미진진하게 되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좋은 뜻으로 쓰일 때도 있으나 나쁜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비꼬아 말할 때도 자주 인용된다. 줄여서 가경(佳境)으로도 쓴다.
점입가경은 '진서(晉書)' 고개지전(顧愷之傳에 전한다. 고개지는 4세기 후반 중국 남북조 시대에 활동한 세족이자 유명한 화가이며 서예가다. 고개지는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늘 가느다란 줄기 부분부터 먼저 씹어 먹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이 왜 거꾸로 먹느냐고 물었다. 고개지는 "갈수록 더 좋은 경치를 보고 싶은 것처럼 갈수록 점점 단맛을 느끼고 싶기 때문"(漸入佳境)이라고 답했다. 이때부터 문장이나 경관, 어떤 일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것을 일컫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고개지는 그림뿐만 문학과 서예에도 능했을 뿐 아니라 처세에도 도가 터 여러 주군을 갈아타며 권력을 누렸다고 한다. 그의 인생이 갈수록 점입가경이었던 셈이다.
점입가경은 부정적 비유로 더 많이 쓰인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우리 속담과 쓰임이 비슷하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하며 당에 지원을 요청했다. 당은 내년 1월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네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그 중 두 차례는 사실상의 전국민(88%)을 포함해 모두 전국민 지급이었다. 보편 지급에 국민의 60%가 반대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재난지원금 여론이 안 좋자 이름을 방역지원금으로 고쳤다. 더 가관은 정부가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반대하자 올해 걷어야 할 세금을 내년에 걷어 재원으로 하자는 '예산분식'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안 받겠다는 이 후보와 여당이 한사코 준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년 1000조 그 7년 후엔 2000조원에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과 이 후보의 재정 퍼주기가 점입가경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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