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혹한으로 `구전문예` 발달… 中 소설가 절반이 랴오닝성 출신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요하 강변 농민 '탄전산' 가장 유명
동북지역 농경 특징 뚜렷하게 표현
日서 中 민간이야기 강의한 첫 인물
동북인 태생적으로 유머·해학 지녀
생태적 지위 영향 희극적 색채 가득
현대에 발달한 창조적 유머 '상성'
단막극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인기
한국의 만담은 코미디로 바뀐 뒤
개그로 발전했지만 갈수록 사라져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혹한으로 `구전문예` 발달… 中 소설가 절반이 랴오닝성 출신
중국 동북삼성의 이야기꾼. 일러스트 윤소영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혹한으로 `구전문예` 발달… 中 소설가 절반이 랴오닝성 출신
정보은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

통일한반도를 향한 한 걸음…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⑦세계문화유산으로 만나는 중국 - 이야기꾼, 中동북인의 웃음과 해학(1)


동북3성은 중국의 동북부 지역을 말하며 과거에는 만주로 불렸던 지역으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곳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랴오닝성(요녕성), 지린성(길림성), 헤이룽장성(흑룡강성)의 3개 성(省)이 포함된다. 이 지역 최대의 도시는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瀋陽)이며, 헤이룽장성의 성도인 하얼빈, 지린성의 성도인 창춘, 그 외에도 다롄, 단둥, 지린 등의 도시가 있다. 동북 3성(만주지역)은 200만 명 이상의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고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어 한민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 일대를 우리는 동북지역이라 부른다.

공동기획

한국외국어대학교 HK+ 국가전략사업단

디지털타임스




중국 동북인들은 말을 잘하기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동북지역 학자들의 딱딱한 발언도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로 동북인들은 종종 "너희 동북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재미있냐" 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동북 사람들은 이야기에 능하여 중국 전국의 소설가 중에서는 랴오닝성 사람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미 1980년대 동북부에는 현지 조선족, 만주족과 관동지역으로 몰려온 농민들 중에서 이야기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요하(遼河)강변의 농민 탄전산으로 1062개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하며 동방의 '아라비안나이트'로 불린다. 탄전산의 조상은 중국 내륙에서 관동을 지나 동북쪽으로 건너왔는데, 조상 대대로 요하강변 뤄지아팡샹의 타이핑좡에서 생활해 왔고, 탄전산은 이미 5대가 되었다. 탄전산의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는 모두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들로 집안의 몇 세대 동안 세 명의 목수를 배출한 것을 제외 하고는 모두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농민인데 그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또 사람을 감동시킨다. 탄전산 민담의 풍부한 내용은 주로 관동지역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요괴에 관한 이야기와 요하 유역의 산수, 풍물, 풍습 및 전설, 그리고 동북 지역 역사에 등장하는 각종 인물의 전설과 우화 등이다. 이야기는 모두 많은 곡절과 생동감 넘치는 도덕적, 교훈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탄전산의 민담은 가족 중심의 동북 지역 농경 생활의 특징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깊이 담은 요하평야 농경민들의 생산활동과 생활, 지식과 지혜, 이상과 소망을 이야기에 반영하여 인문적으로 잘 묘사하므로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공감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92년 일본 학술계의 초청을 받아 일본 학계에서 중국 민간 이야기를 강의한 최초의 중국 농민이다. 그리고 1997년에 랴오닝성의 대표 이야기꾼인 탄전산에 대한 연구는 대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0년 그가 사망하기 1년 전 대만에서는 그의 이야기집과 연구논문집을 출간했다.

탄전산은 동북 이야기꾼 중 한 명으로 기성세대에 내려온 이야기를 기계적으로 이어받지 않고 끊임없이 재기발랄하게 발전시켜 나갔다. 전국에 전해지는 많은 민간 설화들을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하나의 이야기에 녹아들게 하는 동시에, 현장의 소재를 활용하여 청중과 호흡하는 강력한 현장감을 반영하여 청중을 매료시켰다.


이런 과정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현대에는 텔레비전,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토크쇼와 같은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들어냈다. 동북의 이야기 예술가들은 이와 같은 풍토를 선도하고 독주해 왔으며 자오번산(趙本山), 리숴친(李雪琴)과 같은 현대적 이야기꾼을 배출해 내었다.
이렇듯 동북인들이 전국의 이야기 무대에서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동북 지역의 지역적 특징이 이야기꾼들을 만들어내었고 '동북인'이라는 문화적 성격도 탄생시켰다. 동북 이야기꾼을 유명하게 만든 이야기, 토크쇼는 모두 동북의 활발한 '구전문예'의 토양에서 탄생했다. 이 토양은 동북의 생태계, 지리적 위치, 기후 환경, 나아가 동북인의 생활 방식과도 직결되는 것이었다.

즉 겨울이 길고 추운 동북 지역, 혹한의 기후는 동북 구전문예 전통이 활성화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오늘날, 사람들의 문화생활은 점점 풍부하고 다양해졌지만, 우리가 전통 생활방식과 결별한 시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절, 긴긴 밤, 동북 사람들은 무엇으로 반년 가까운 기간의 긴 겨울을 보냈을까. 인간의 문화, 오락에 대한 욕구와 미를 추구하는 의식은 추위로 인해 실내에 갇히게 되므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생겨난 실내문화는 여러 가지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과 옛날 구전 이야기이다. 그러다 흥이 나면 북을 치고,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두 사람이 춤추며 노래를 주고받고 즐기는 '이인전(二人轉)' 이라는 민간예술을 탄생시켜 점차 예술적 형식 갖추고 사람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담게 되었다.

이인전은 동북에서 가장 유명한 곡예 공연 중의 하나이다. 동북지역에서 기원하고 유행한 특수한 민속공연으로 동북인들의 대범하고 열정적인 성격을 잘 표현 한 중국 북방민속문화를 대표하는 예술 형태이다. 이인전의 최초는 약 300년전에 나타났는데 초기에는 동북 소수민족이 즐기던 민간 공연이였으나 나중에 춤과 기예등의 내용이 첨가 되면서 점차 중국 전역에서 선호하는 형식의 예술공연으로 변신했다. 이인전 출연자는 두 명으로 노래, 만담, 기예(특기), 춤 등 4가지를 중심으로 공연한다. 현재 중국 내에서 유명한 이인전 출연자는 대부분 동북 농촌지역에서 배출되고 있다. 지난 수백 년간 이인전은 주로 동북의 민간에서만 전해지는 민속공연으로 중국의 중원과 남방지역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새로운 표현 형식이 추가 되면서 점점 주요 대도시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었고 2006년 5월 20일 중국 국무원의 심사에 통과 되면서 정식으로 국가급 문화유산에 선정되어 경극, 황매극, 사천 변검과 나란히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대표작 선반에 올랐다. 이인전 예술은 다른 민간 예술과 같이 중국 동북지역의 인문, 지리, 역사, 민족, 종교, 과학, 의학, 미학 등 다양한 문화가 반영된 집합체이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이 시도되고 있으며 분장기술 및 무대 연출 기술이 발전하여 종합예술로서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중국 문화부에서 공표한 국가급 비 물질문화유산 목록 중 이인전은 제262호로 지정되었다.

기후요인 외에도 어렵, 농경, 유목 위주의 생산 방식과 인삼 재배, 금광, 광산, 벌목 등 이 지역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 방식은 유일한 오락인 '이야기' 방식으로 구전문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들이 생생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동북이라는 땅의 문화적 성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고향을 등진 수많은 관내인들이 관동(關東)인 동북으로 건너와 갖은 추위와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부지런히 농사를 지으며 활달하고 낙관적이며 호방한 정신으로 즐겁고 유쾌하게 생활한 흔적들을 그들이 하는 이야기 속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동북 사람들은 스스로를 "빈락(貧樂)"이라고 자조한다. 1999년 '춘절연화만회' (중국 CCTV가 춘제(설)를 경축하는 의미에서 설 전날 밤 8시부터 자정 지날 때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설 특집 프로그램)의 자오번산과 송단단이 출연한 '어제 오늘 내일'에서는 "결혼할 때 집에 가전제품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손전등이다"라는 대사 내용으로 동북 흑토지(黑土地)의 문화적 성격인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웃음을 찾고 즐길 줄 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동북지방은 물산이 풍요롭고 인구가 중원처럼 조밀하지 않아 동북의 1인당 점유 자원이 풍부한 편이고 땅이 넓고 비옥한 '흑토지'를 보유하여 물질에 대한 긴장감이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관외라는 특수한 지리적 위치는 역사적으로 동북인들이 중원의 전통 예교에 얽매이지 않고, 중원 본토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고 자주적인 발전공간이 있으며, 문화창조 면에서도 통속의 세계가 아취(雅趣)의 세계와 통하는 대속대아(大俗大雅)한 기질을 보이고 있다. 자연계의 구조가 정서적인 문화특징에 각인된 것이다.

또한 동북 사람들의 일상 언어는 논리와 이성, 문법, 규칙, 예교에 부합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외부 환경에 대해서 깨달음과 감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종종 정서에 따라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동북 방언은 매우 특색 있고 직설적이고 유머가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동북인들은 태생적으로 유머와 해학을 갖고 태어났다. 동북의 삶에 이러한 희극적 색채가 가득하다는 것은 인간의 정신과 문화에 생태적 지위가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에 이르러 발달한 창조적 유머는 상성이다. 상성은 중국의 민간 설창문예 중 하나이다. 설창이란, 말하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산문과 운문으로 꾸며진 민간 예술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로 동북 사람들의 끼가 특출하다. 입으로만 웃기는 재담으로 우리나라에도 만담(漫談)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만담가는 '장소팔과 고춘자'이다. 이 두 사람의 만담은 한때 전 국민이 애청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이후로는 '구봉서와 배삼룡', '서영춘과 백금녀' 가수이자 만담 커플인 '서수남과 하청일',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개그맨 '최양락과 김미화'로 발전했다. 한국의 만담은 이후 코미디로 변했고, 현재는 단순한 개그이며 그나마도 사라져 가고 있다.

중국의 상성은 20년 전 부터 단막극으로 변해갔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춘제가 되면 여전히 인기가 있다. 중국 상성의 제1인자는 자오번산이며 그를 따라갈 인물이 없다. 그는 동북지역 랴오닝성 출신으로 국가 1급 연예인이며 정협위원이다. 그는 '멀쩡한 사람에게 지팡이를 판다'라는 이야기로 유명해졌다.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닌것도 맞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그로 인해 중국에 '홀유 문화'가 정착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오번산은 상성에도 특출하지만 단막극에서도 진가를 발하는 사람이다. 재담 뿐 아니라 바보처럼 부족한 듯 하지만 반전이 있다. 허점을 찌르며 상대를 골려주는 그의 행동으로 전 중국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그의 명성은 희극왕, 소품왕, 동방의 찰리체플린 등으로 불리는 것만 보더라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는 현재까지 하나의 장르로 상성이 온전하게 남아있고, 우리에게는 과거의 만담을 코미디에서 개그로 장르를 변화시켜 왔으나 현재는 개그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