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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화산은 알고 있다, 일본열도 ’파멸의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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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화산은 알고 있다, 일본열도 ’파멸의 날’을
일본 규슈(九州)의 활화산 아소산(阿蘇山)이 분화(噴火)했다. 끝없이 연기가 치솟으면서 자연 앞에 인간의 머리를 저절로 숙이게 만들었다. 아소산 분화로 또 다른 활화산인 후지산(富士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오전 11시 43분께 아소산에서 연기가 뿜어나왔다. 화구에서 나온 연기는 해발 3500m까지 치솟았고 화산 토석류가 무서운 속도로 흘러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화산 경보 5단계 가운데 '입산 규제'를 의미하는 3단계 경보를 내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1592m 높이의 아소산은 규슈의 중앙부 구마모토(熊本)현 아소지방에 있다. '아소'라는 이름은 아이누어로 '불을 뿜는 산'이라는 뜻이다. 일본에는 현재 111개의 활화산이 있다. 화산으로 인한 재해를 막기 위해 감시·관측 체제를 충실하게 갖출 필요가 있는 화산도 50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 아소산은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하다.

아소산은 세계 최대급 칼데라 화산으로 유명하다. 아소산의 칼데라 규모는 남북 약 25km, 동서 약 18km, 면적 380㎢에 달한다. 오래 전에는 칼데라 내에 호수가 있었다고 한다.

칼데라는 솥이나 냄비 같은 오목한 도구를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강력한 화산활동으로 생긴 함몰된 곳을 뜻한다. 이런 칼데라 화산은 폭발하면 지하에 쌓여 있던 마그마가 한꺼번에 뿜어 나와 피해가 엄청나다.

일본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아소산의 화산 역사는 6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약 27만년에서 9만년 전 사이 대규모 분화가 4차례 발생해 현재와 같은 칼데라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역사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아소산 분화 시기는 서기 553년이었다. 현재까지 분화 활동을 반복하고 있다. 1953년에 일어난 폭발로 관광객 6명이 숨졌고, 1958년에는 12명이 사망했다. 1979년 9월에도 관광객 3명이 목숨을 잃었다. 5년 전인 2016년에도 상당히 강하게 폭발했었다. 그해 10월 1만m 넘게 연기가 솟아오르는 폭발적 분화가 일어나 인근 마을과 관광시설이 화산재 피해를 봤고 수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이번 아소산 분화로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대목이 후지산의 분화 가능성이다. 후지산은 약 300여년 전인 1707년 12월 폭발한 바 있다. 분화는 2주나 계속됐었다. 당시 17억㎥의 화산재가 수도인 에도(江戶)에 쌓이면서 막대한 피해를 줬다. 이는 10년 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재해 폐기물의 3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후 후지산은 300여년간 침묵을 지켜왔다.
후지산이 언제 분화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후지산은 언젠가는 분화한다.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후지산은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후지산은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생 수준의 '성장기'여서 향후 반드시 분화한다는 것이다.

후지산은 일본열도 최대 인구 밀집지역에 가까이 있다. 도쿄(東京)와는 100km 거리다. 후지산이 폭발해 산체가 붕괴되고 엄청난 화산재가 수도권을 강타하면 파멸적 피해를 가져온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를 상정해 수도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분화한지 3시간이면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 7개 도·현은 마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시간 만에 초토화되는 것이다. 거대 칼데라 화산의 공포다.

다행히도 후지산 폭발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편서풍 지대인 동북아시아의 위치상 후지산의 화산재가 우리나라 방향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백두산이 폭발할까봐 걱정이다. 역사에 기록된 백두산 폭발 횟수는 총 31번이다. 가장 최근 기록은 1925년이었다.

화산 폭발의 위험을 항상 예상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화산 대국' 일본의 운명이다. 지금도 일본의 상징 후지산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물론 지진과 해일도 일본의 숙명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일본의 악몽들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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