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口禍之門(구화지문)](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2702102369061001[1].jpg "[古典여담] 口禍之門(구화지문)")
풍도는 당나라 말기에 태어나 당나라가 망한 후에 들어선 오대십국(五大十國)시대, 후당(後唐)의 재상을 지냈다. 후당의 뒤를 이어 들어선 후진(後晉)·후한(後漢)·후주(後周) 등 여러 왕조에서 높은 벼슬을 유지하면서 장수를 누렸다. 그가 난세에서도 명예와 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 시에서처럼 '말조심'을 처세의 기본으로 삼은 덕택이었다.
말은 신중하게 해야한다.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이 자신을 해친다. 불행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상처 주는 말 한마디로 평생 원수가 되기도 하고, 폭행과 살인까지도 일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폭력이 바로 '언어 폭력'인 것이다. 역시 자나깨나 '말조심'이다. 그래서 '말조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항상 강조되어 왔다. 공자는 군자의 덕목으로 '신중한 언어'를 꼽았다. 성경에는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라는 귀절이 있다. 불교에선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 중 하나가 '언시'(言施)다. 칭찬하는 말, 사랑하는 말, 위로하는 말, 부드러운 말을 해주는 것이 '언시'다.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막말 모드'에 들어간 듯 하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말 전쟁'이 심해지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정도가 심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입에 담지 못할 상호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막말, 험담, 망언이 아니다. 소신이나 구체적인 정책 비전이다. 이를 모른다면 경선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 함부로 입을 놀리면 안된다. 잘못되면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닥친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말 한 마디, 공손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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