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신중론을 펴고 있으나 정치권과 통일부 등 일각에서는 대북관계를 고려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문제가 걸려있는 사안인만큼 정부가 빨리 여론을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는 2일 김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한 담화와 관련해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는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간 합의로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유지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남북 및 북미 간 대화를 통하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밝혔듯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코로나 19 상황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이 협의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적대적 훈련이 아니라 평화 유지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처럼 순풍이 불기 시작한 남북관계를 고려해 한미연합훈련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일부는 한미연합훈련이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조성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 아래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에서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인 설훈 의원이 "본격적인 대화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를 통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는 사실상 취소를 의미하는 만큼, 한미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와 정부에는 서둘러 여론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 국가와만 연합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 67개의 국가들과 2~3년치 계획을 두고 훈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는 곧 취소를 의미한다"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북한의 요구를 받아 훈련을 중단한 사례가 없다는 것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텐데, 그리 보면 북한의 행보는 통신선 복원이라는 미끼로 한미연합중단을 압박하는 악의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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