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위성·드론 연동해 하늘길 개척… `한국의 스페이스X` 될 것"

초소형 위성 등장에 비용급감 진입장벽 낮아져
6G시대 주 인프라 '통신위성' 시장도 적극 대응
드론으로 고해상도 영상 제공 … 위성한계 보완
전북도에 드론활용 화재감시 시스템 구축 추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위성·드론 연동해 하늘길 개척… `한국의 스페이스X` 될 것"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리처드 브랜슨….

세계적 거부이자 모험가들이 최근 앞다퉈 우주로 향하고 있다. 우주여행부터 우주생활·산업 시대를 열어 인류의 경제권을 지상에서 우주공간으로 넓히는 동시에, 각종 지구문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와 인류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얻겠다는 게 이들의 비전이다.

이들이 거액의 투자를 쏟아부으며 '머니게임'을 벌이는 우주전쟁에 뛰어든 국내 벤처기업인이 있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다.

최 대표는 국내 인공위성 연구개발·국산화의 본산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를 거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정보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2012년 인스페이스를 창업했다.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각종 신호와 정보를 처리·분석·활용하는 지상국 시스템과 영상분석 기술로 성장해온 회사는 작년 9월 한글과컴퓨터그룹에 인수돼 한컴인스페이스로 사명을 바꿨다. 최 대표는 그룹의 인공위성·드론·로봇 사업전략을 총괄한다. 회사는 드론 자동화 운영 플랫폼, 드론 제조, 인공위성 제조, 공간정보 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인공위성과 드론에서 얻는 정보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지상에 이어 하늘에 열리는 '스카이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한컴그룹 우산에서 더 큰 꿈을 펼치다=성남 판교 한컴그룹 사옥에서 만난 최 대표는 "한컴그룹과의 만남으로 그동안 꿈꿔온 것들을 펼칠 마당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인공위성 지상국 시스템 개발과 인공위성 영상분석 기술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통 큰 사업 확장을 해 나가고 있다.

초소형위성과 드론 시장 성장을 지켜보며 산업의 판이 커지고 있음을 직감한 최 대표는 수년 전부터 관련 투자도 시작했다. 최 대표는 "판이 커졌다.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 시대'가 지나고 기업이 이끄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는 경계에 서 있다. 민간 주도 우주 시대의 중심에 우리가 있다. 독자적으로 우주산업을 개척해 '한국의 스페이스X'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 민간 위성 발사 도전=한컴인스페이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인공위성 직접 제작·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초소형위성의 등장으로 크게 낮아진 위성 제작·발사비용 덕분에 기업이 뛰어들 무대가 만들어졌다.

최 대표는 "발사체 가격이 낮아지고 상업용 부품의 내구성이 확보되면서 인공위성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과거에는 1㎏ 짜리 위성을 발사하는데 1억원 이상이 들었다면 이제 수백 만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기술 발달에 힘입어 소형 위성의 성능도 대형 위성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 대표는 "초소형위성이 뉴 스페이스의 핵심이다. 국방과학연구소, LIG넥스원과 협력해 여러 일을 하고 있다"며 "지구관측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고, 초소형 통신위성도 발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100㎏ 이하 위성이 초소형위성으로 분류된다. 최 대표는 "우리가 개발하는 초소형위성은 1유닛이 가로·세로·높이 10㎝의 정육면체로, 지구관측위성은 6개 유닛을 붙인 직사각형으로 제작할 것"이라며 "초소형 통신위성도 통신 프로토콜 시뮬레이션을 거쳐 검증을 끝낸 후 발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업·산림·환경 등 수요 많아=위성은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운용한다. 가로세로 5m 정도 저해상도 영상은 위성에서, 고해상도 영상은 드론에서 얻어 필요로 하는 수요처에 공급하고, 두 가지 데이터를 결합한 공간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엄청난 투자를 할 계획이다. 1~5호 위성까지 계획이 수립돼 있다"면서 "해안도시들은 해안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선박의 이동, 적조를 비롯한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하고자 하는 요구가 크고, 농업·산림 분야도 기회가 많다"고 밝혔다.

위성 관측을 통해 작황 관측과 생산량 예측을 함으로써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는 게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위성 데이터 시장의 약 60%는 농업이 차지할 것"이라면서 "그런 분야는 픽셀 당 5m 정도 해상도면 충분하니, 고가 위성을 쏠 필요 없이 초소형위성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구관측위성은 4기 정도를 쏠 계획이다. 복수의 위성이 같은 궤도를 돌면서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최대한 많이 지나가도록 설계하고 있다.

◇위성통신 시장도 도전=최근 스페이스엑스 등 미국 기술기업들이 위성통신 인프라 구축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한컴인스페이스도 통신위성 시장의 가능성을 들여다 보고 있다. 5G에 이은 6G 시대가 되면 위성이 지상기지국과 연동돼 통신 인프라로 쓰일 전망이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 위성통신이 발달하지 못 했지만 최근 초소형 통신위성이 주목받으면서 정부기관과 군 등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6G 시대에는 위성통신이 보조수단이 아니라 주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지상에 엄청난 수의 기지국을 세워야 하는 부담 대신 우주공간에 인공위성을 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스페이스엑스는 자체 발사체를 갖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보다 훨씬 부담 없이 초소형위성을 우주공간에 '쏟아붓고' 있다.

최 대표는 "지구 상 어느 지점과 다른 지점을 연결해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통신할 수 있게 되면 금융거래 등을 통해 큰 금전적 수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 기업이 전 지구의 통신 인프라를 장악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성·드론 하모니 플랫폼 구축한다=한컴인스페이스 사업의 또 하나의 큰 축은 드론이다.

최 대표는 "위성과 드론은 상호보완적 관계다. 공간정보 서비스에서는 위성의 한계를 드론이 보완하고, 드론의 한계는 위성이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낮은 해상도를 요구하는 곳은 위성영상, 고해상도 영상이 필요한 시장은 드론으로 서비스한다는 전략이다. 저궤도 인공위성은 약 90분에 한 번, 하루 12~14번 지구를 도는데, 어제 지나간 지점을 오늘 또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도를 틀지 않고 똑바로 수직으로 찍으면 짧으면 일주일, 길면 14일에 한번 같은 지점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광학위성은 날씨가 안 좋거나 밤이면 영상을 찍지 못한다.

최 대표는 "위성은 지구 관측에 만능이 아니다. 그런데 드론은 반대다. 언제든 띄워서 한 번에 넓은 지역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드론은 한번 뜨면 한 시간 정도만 날 수 있고, 넓은 지역은 관측이 힘든데, 위성은 한번 지나가면서 넓은 도시를 한번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으로 드론 사업 범위 넓힌다=드론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드론 제조회사인 순돌이드론과 어썸텍을 인수한 데 이어 또 한 곳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순돌이드론은 농업용 드론으로 잘 알려져 있고 군에도 공급경험을 쌓았다.

어썸텍은 2018년 2월 ETRI에서 창업한 기업으로, 드론 추락 방지 패러슈트·패러글라이더, 드론용 배터리 관리 기술, 특수 목적용 드론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SW를 이용한 위성·드론 운영 플랫폼과 데이터 처리·분석 사업에 더해 드론 제조능력을 내재화하고자 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미국 등에 비해 뒤떨어졌던 국내 드론 제조능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전시에 드론 기반 화재대응체계 구축=특히 대전시와는 화재사고 발생 시 드론이 현장을 자동 촬영해 119 상황실과 소방현장에 제공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소방서 옥상에 드론셋을 설치해, 드론이 대기하고 있다가 화재신고가 들어오면 주어진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현장 영상을 찍는 방식"이라며 "작년 설치를 시작해 내년까지 대전시 26개 소방소와 119 관제센터 옥상에 드론셋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전라북도도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을 위해 드론 활용 화재 감시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전국 최초로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활용하고, 무인드론이 자동 운영되도록 드론스테이션을 설치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드론이 연기와 불, 온도 등 초기 화재징후를 감지해 소방서와 119 상황실로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고, AI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을 돕는 구조"라면서 "전북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북한산에 산불 감시용 드론셋을 설치하고, 위급 환자에게 드론을 날려 심장제세동기를 전달하는 실증 테스트도 했다. 다양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중국산 드론에 계속 의존해야 하나를 고민하다 자체 드론 제조사업 진출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당장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자체 드론 생산을 시작해서 대전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8월 중 정식 출시가 예상된다"면서 "성능은 약간 떨어져도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다 넣을 수 있으니 활용범위가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드론은 한번에 많이 가면 2㎞ 정도 갈 수 있는데 기술이 더 좋아져서 3~4㎞로 늘어나면, 국토를 격자로 나눠 군데군데 드론셋을 설치하고, 전 국토와 산림, 수자원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국토를 포괄하는 드론 관측이 가능해지면 데이터에서 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다.

◇홈서비스로봇·자율주행도 개척=최 대표는 한컴그룹 계열사 중 한컴로보틱스도 경영하면서 그룹의 우주·드론·로봇 사업을 총괄한다. 관계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도 펼친다.

한컴로보틱스는 홈서비스로봇에 집중한다. 이어 기술발전을 통해 우주탐사로봇에도 도전한다는 비전이다. 그룹은 한컴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공유 사업도 추진한다. 한컴로보틱스는 한컴모빌리티와 공조해 로봇, 자율주행, 드론을 연결하는 기술·서비스 체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GPS(위성측위시스템) 음영지역에서도 문제 없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려면 '비주얼 슬램' 기술이 필요하다. 카메라로 현실 세계의 위치와 특징을 인식해 가상의 지도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드론·위성에 물류·UAM까지…스카이 모빌리티 개척=회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모델은 우주항공 플랫폼 기업이다. 그동안 지상의 길 위에서 교통·자동차·물류 등 기업이 '지상 모빌리티'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면 머지 않아 '스카이 모빌리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대표는 "드론·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을 활용하면 지상관측뿐 아니라 물류, 여객 등 다양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지상은 이미 기존 사업자들이 기득권을 갖고 있지만 그 위 공간은 아직 열려 있다. 남들은 시장이 열리면 뛰어들 준비를 하지만 우리는 먼저 진출해 결과를 내고 있고, 그런 경험을 쌓아 결국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시너지·신사업 기회에 신나…드론·우주 한국 대표기업 될 것"=창업 초기만 해도 시장이 열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회사는 이제 물을 만났다. 스타트업 대표에서 그룹사의 일원이 된 최 대표는 관계사들과의 시너지 효과와 외부에서 먼저 찾아오는 기회에 신이 난다고 말했다. 작년 74억원의 매출을 한 회사는 올해 약 85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직원은 70명 규모다.

"사업을 많이 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최 대표는 "한컴이란 튼튼한 우산이자 좋은 파트너를 만나, 자금력과 기획력이 맞물려서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다. 그룹 내에서 시너지의 틀을 만들고, 5~10년 후 열리는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