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오픈 이노베이션랩'
상용화한 국산장비 10여종 시연
반도체공정 핵심소재 '불화수소'
99.9999%이상 순도 품질평가도
상용화한 국산장비 10여종 시연
반도체공정 핵심소재 '불화수소'
99.9999%이상 순도 품질평가도
10종이 넘는 국산 연구장비 중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마치고 상용화에 성공한 '디스플레이 두께 측정기'가 시연됐다.
실험실 수준의 작은 규모로 구축된 공정 라인에서 하얀색의 유리 기판이 좌우로 이동하자, 그 옆에 놓인 계측기 화면에 수치가 표시된다. 그 수치는 유리 기판의 두께와 굴절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유리 기판이 좌우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동에도 불구하고, 해당 숫자에는 변함이 없었다. 유리 기판 옆에 설치된 투과식 광간섭계가 기판 움직임에 따른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고 두께와 굴절률을 정확하고 균일하게 측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 두께 측정기는 나노미터 크기 수준의 정밀도로 유리 기판과 실리콘 웨이퍼, 배터리 보호막 등의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디스플레이 공정의 핵심 장비다. 기존 기술로는 유리 기판의 굴곡을 완벽하게 검사하기 힘들고,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진동로 인해 유리 기판의 두께를 안정적으로 연속 측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전량 외국산 장비에 의존해 왔다.
진종한 표준연 박사는 "디스플레이 두께가 점점 얇아지면서 크기는 대형화되면서 비접촉 방식으로 두께와 굴절률을 진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이 측정기는 강한 진동 환경에서도 디스플레이 두께와 굴절률을 실시간으로 균일하게 측정해 곡면의 불량을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생산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현장 테스트를 마쳐 조만간 실제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연구에 널리 쓰이는 전자현미경과 공초점현미경의 장점을 융합해 나노미터 크기의 시료를 3차원 컬러 이미지로 관찰할 수 있는 '융복합 현미경', 반도체 웨이퍼 박막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반도체 박막두께 측정장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입자를 나노미터 크기 수준까지 실시간 진단 및 모니터링하는 '오염입자 진단 시스템' 등도 설치돼 있었다.
표준연은 국산 연구장비뿐 아니라, 국내 화학소재 전문기업인 SK머티리얼즈와 기술협력을 통해 일본 수출규제의 핵심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 등 반도체용 가스소재 국산화에도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세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가 필수적이다.
표준연은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 소재의 품질을 평가하는 설비를 구축하고, SK머티리얼즈에서 생산하는 불화수소 내 불순물을 측정해 순도를 결정하는 등 품질 평가 전반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표준연은 불화수소 품질 평가에 필요한 측정기술과 가스인증표준물질을 자체 개발했다.
이상일 표준연 화학바이오표준연구본부장은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세정용 특수가스 삼불화질소, 육불화텅스텐, 모노실란 등의 국산 반도체용 가스 소재의 품질평가 지원을 통해 국내 소재 분야의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지난 1월 문을 연 '국산연구장비활용랩'을 확장 이전해 국산연구장비에 대한 성능 평가와 개선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이공계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장비 SW 개발 교육에 이어 하반기에는 연구장비 기업 재직자를 위한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박현민 표준연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표준과 측정과학기술 역량,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첨단 소재개발부터 측정연구장비 국산화, 인재양성까지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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