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성분·쓰레기 배출량 적어
가치소비 중시 2030 적극 구매
자주, 5개월 물량 1달만에 팔려
부위별 특화… 설거지바도 인기
가치소비 중시 2030 적극 구매
자주, 5개월 물량 1달만에 팔려
부위별 특화… 설거지바도 인기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지난 6월 고체 비누 6종을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5개월치 물량이 모두 팔렸다. 특히 구매자의 80%가 20~30대, 일명 MZ세대 고객이었다.
자주뿐만이 아니다. '트렌디'하다는 평을 받는 2030 타깃 뷰티 브랜드라면 이런 바 타입 세안제나 샴푸바 하나쯤은 필수로 내놓고 있다.
영국의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가 대표적이다. 러쉬는 국내에 '샴푸바' 시장을 연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존 액상 샴푸보다 부피가 작아 탄소 발자국이 적게 남고 플라스틱 용기나 추가 포장도 필요 없어 쓰레기 배출량도 적다.
욕실뿐만 아니라 주방에서도 주방세제를 대신하는 '설거지바'가 젊은층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 세제를 사용할 때 걱정거리인 잔류 세제 문제를 해결,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인기라는 설명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 타입 제품을 선보이지 않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라며 "아직까지는 일부 젊은 층이나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주력 상품군으로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Z세대가 '비누'에 빠진 것은 편의성보다는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최근의 가치소비 트렌드와 관계가 깊다. 고체 비누들은 액상형 제품에 비해 방부제나 보존제 등 화학성분이 적고 다 사용한 후 용기를 버릴 필요도 없다. 그만큼 친환경적이고 몸에도 덜 해롭다.
기능성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쉽게 무르거나 머리카락이 뻣뻣해지는 등 예전 비누가 갖고 있던 단점들을 상당 부분 해결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비누 하나'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씻던 예전과 달리 머리카락과 두피에 적합한 샴푸바, 노폐물 제거에 특화된 바디바, 예민한 얼굴에 사용하기 좋은 페이스바 등 부위별로 특화된 고체비누도 인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고체비누가 액상형 제품보다 편리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찾고 이러한 소비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MZ세대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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