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7개 주요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4일 기준 21조7608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1일의 15조9033억원과 비교해 5조8576억원, 36.8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두산중공업은 정상회담 이후 2주간 주가가 무려 80.58%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5월 이후 약 6년여 만에 최고가인 2만51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총이 10조6043억원으로 4조7318억원 늘어나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가 59위에서 37위로 22계단 뛰어올랐다.
두산중공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종목은 현대건설, 한전기술, 한전KPS, 우리기술, 보성파워텍, 우진이다.
두산중공업은 주력사업인 석탄화력발전의 세계적인 퇴조로 2014년 이후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경영 위기로 작년 3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에서 1조원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정부 탈(脫)원전 정책의 영향까지 더해져 2010년 말 6만~7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해 3월 2000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급락하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함께 원전 공급망을 구성해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원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이 저비용 시공능력을 갖춘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은 최근 중국·러시아가 세계 원전시장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탈원전 정책까지 바뀔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한국 원전업계에는 희망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일찌감치 미국 업체와 제휴해 차세대 원전으로 부상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 투자해온 것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원전 설계 사업을 하는 한전기술과 원전 정비를 담당하는 한전KPS는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7.17%, 14.69% 뛰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해외 원전사업 공동 참여 논의는 한전기술이 참여 중인 체코·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전 프로젝트 수주 확률을 높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1만7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약 3배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한전기술과 한전KPS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원, 5만원을 신규 제시했다.
현대건설에 대해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 플랜트에서도 기술력이 높아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5만8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높였다.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목표가를 높이는 등 원전 사업 기대감을 상향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원전용 계측기 사업을 하는 우진이 59.85%, 원전 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우리기술이 23.88%, 원전 플랜트 철골을 제작하는 보성파워텍이 21.55%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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