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술은 독인가, 약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105/2021052802102269061002[1].jpg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술은 독인가, 약인가")
적당한 음주는 기분전환이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무려 6배나 증가했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민족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유달리 과음으로 인한 위장병과 간장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음주는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 주문(酒門)에 보면 "술은 혈맥을 유통시키고 위로 오르는 성질이 있으며(酒通血脈 上行血) 조금 마시면 정신을 강화하고 지나치면 수명을 던다(少飮壯神 過損命). 크게 덥고 크게 독하여 살충작용을 하며 전염병을 예방하고 종기 등을 씻는 데 쓴다. 위와 장을 두껍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걱정을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술의 선악에 관한 이야기는 기전체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史記) 골계열전(滑稽列傳)에도 기록되어 있다. 춘추전국시대(BC 770~476)때 제(齊)나라 위왕(威王)은 외교관 순우 곤에게 얼마나 술을 마시면 취하는지 주량(酒量)을 물었다. 순우 곤 왈 "분위기에 따라 한 되에도 취할 때가 있고, 한 말을 마셔야 취할 때가 있다"고 말을 잇는다.
"임금과 어버이, 친구와 여인 등 술이란 상대와 분위기 따라 주량이 좌우된다. 결국은 술이 극도에 이르면 어지럽고 즐거움이 극도에 이르면 슬퍼진다고 하는데 모든 일이 이와 같다. 사물이란 지나치면 안 되며, 지나치면 반드시 쇠한다(酒極卽亂 樂極卽悲 萬事盡然. 言不可極 極之而衰)"라고 답한다. 이 간언에 따라 위왕은 배반낭자(杯盤狼藉)하며 밤새워 마시던 잘못된 술버릇을 고쳤다고 한다.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술은 독인가, 약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105/2021052802102269061002[2].jpg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술은 독인가, 약인가")
술은 되도록 섞어 마시지 말기를 권하며 이른바 폭탄주는 간에 바로 폭탄을 퍼붓는 것과 마찬가지니 삼가기 바란다. 그리고 매일 마시는 술은 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니 며칠씩은 쉬어가며 조금씩 마시는 것이 간건강을 위한 음주법이다.
한방에서는 이런 술로 인한 병을 총칭하여 주상병(酒傷病)이라고 부른다. 주상병의 치료는 담즙의 원활한 배출을 통해 간(肝)과 담(膽)의 기운을 맑게 해줌과 아울러 가벼운 발한(發汗)과 적당한 수분 보충을 통한 이뇨작용의 촉진을 통해 체내에 축적된 주독의 자연 배출을 유도한다.
한약재 중에 주독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인진쑥, 허깨나무의 열매(지구자)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주독을 푸는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먼저 충분한 수분 공급과 아울러 끼니를 거르지 말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약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독 해소에 북어도 좋다. 북어에는 간의 각종 유해물질과 독소를 배출하는 메티오닌 성분이 풍부하다. 북어와 함께 열을 풀어주는 콩나물, 파, 그리고 고춧가루와 두부를 넣고 푹 끓인 북어해장국에는 음주 후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과 아스파라긴산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많이 있어 숙취 해소에 최고다.
알코올 의존 증상이 심하면 금주가 반드시 필요하다. 금주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하나 소개하면 창이자(도꼬마리)가 좋다. 창이자는 알코올이 간장에서 분해되어 아세트알데히드산으로 변화되는 것을 방해해 술이 빨리 취함과 동시에 심한 두통을 유발해서 술을 자연적 멀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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