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이산화탄소의 변신… 플랜트에 넣자 황금색 나프타

탄소중립 시대 여는 대전 화학연구원 가보니…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로
휘발유 원료인 나프타 만들어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효율 향상
기초원료 생산·CO2 감축 두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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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던 이산화탄소의 변신… 플랜트에 넣자 황금색 나프타
화학연이 구축한 '5㎏급 파일럿 실증 플랜트'. 기존보다 낮은 300도 온도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반응해 나프타를 생산한다.



지난 25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의 실증 플랜트에 들어서자, 컨테이너 박스 크기에 LPG 가스통처럼 생긴 용기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용기에서 뻗어 나온 선(線)들은 각종 설비에 연결돼 있었고, 용기는 뜨거운 열을 가득 품고 있었다.

전력이 공급된 용기 안에는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300도에서 달궈지면서 발열 반응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관을 따라 옅은 노란색의 액체 물질이 흘러 나왔다.

이 물질이 바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나 휘발유의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데, 화학연은 기후변화의 주범이자 버려지는 탄소원인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나프타를 생산하는 이른바 '탄소 CCU(포집·활용)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날 화학연은 지난 4년 간의 연구 끝에 이산화탄소를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공정과 촉매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5㎏급 파일럿 플랜트를 공개했다. .

전기원 화학연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 박사는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더라도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물질인 나프타 사용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화석 연료 기반이 아닌 이산화탄소 등 활용하지 않는 탄소원을 활용해 나프타로 대체하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화학연이 구축한 플랜트 공정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수소와 반응시켜 유용한 연료나 화학연료로 직접 전환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존 다단식 간접 전환 공정은 8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야 하지만, 직접전환 공정은 이보다 500도 낮은 300도 온도에서 발열 반응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간접 전환 공정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10% 향상시키면서 이산화탄소 감축율은 7% 높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과 기초원료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공정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이산화탄소의 전환 효율이 낮고, 일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부산물이 다량 생성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화학연은 코발트와 철을 합금시켜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촉매를 새로 개발했다. 이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낮은 온도에서 쉽게 반응시키면서 부산물을 적게 생성한다. 새 촉매를 적용하면 나프타 전환 효율이 기존 16%에서 22%로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석기 화학연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 선임연구원은 "이 공정은 수소를 활용해 이산화탄소와 반응시키기 때문에 얼마나 수소를 싸게 공급받느냐에 따라 경제성이 좌우된다"며 "수소기술 개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미래에는 경제성을 갖춘 공정으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연은 올해부터 산업체와 협력해 연간 20톤급 실증 플랜트를 만들어 실증하고, 2030년에는 연간 8만4000톤 공정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촉매 분야 학술지 'ACS 촉매(2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버려지던 이산화탄소의 변신… 플랜트에 넣자 황금색 나프타
화학연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파일럿 실증 플랜트에서 노란색의 나프타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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