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見指忘月(견지망월)](http://contents.dt.co.kr/images/202105/2021052102102369061001[1].jpg "[古典여담] 見指忘月(견지망월)")
불교의 이치와 수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불교경전 능엄경에서 유래한다. 능엄경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손으로 달을 가리켜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손가락을 따라 달을 보아야 하는데, 여기서 만일 손가락을 보고 달 자체로 여긴다면, 그 사람은 어찌 달만 잃었겠느냐. 손가락도 잃었느니라. 왜냐하면 가리킨 손가락을 밝은 달로 여겼기 때문이다." 부처가 제자인 아난에게 해준 말이다.
불교 선종에선 '손가락'을 본질로 향하는 매개체의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손가락에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달마대사도 이렇게 말했다. "달을 가르킨 손가락은 언제까지나 손가락일 뿐 달이 되지는 못한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곧바로 보라." 당대의 선사 성철스님 역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은 왜 보고 있나"라는 유명한 법어를 남겼다.
지난 19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 질병과 경제불황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맞은 것이라 의미가 더욱 새롭다. 여야는 이 날을 맞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자비와 상생의 가르침 되새기겠다"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하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다. 여전히 주변적 모습에만 매달리고 있다. 손가락을 달이라고 우기는 억지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부처는 지엽말단에 집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젠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볼 때다. 마음의 눈을 바로 뜨고 그 본질을 바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 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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