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재산비례벌금 사례로? 누구도 안 쓰는 방식 '많이 쓰인다' 호도한 것"
"李-정부, '집 팔아 세금내라' '부자 때리기' 철학 마찬가지"
"정책은 애초 분명히 설명하고 동의 얻어야…저는 저소득자 벌금 감경 찬성, 비례제 반대"
"李-정부, '집 팔아 세금내라' '부자 때리기' 철학 마찬가지"
"정책은 애초 분명히 설명하고 동의 얻어야…저는 저소득자 벌금 감경 찬성, 비례제 반대"
윤 의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경제 전문가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이날 SNS에 "'재산비례벌금'이란 '재산액'에 비례해(proportional) 벌금을 매긴다는 것인데, 이제 와서 '내가 말한 재산이란 소득과 재산을 합한 경제력이었다'고 하는 건 단지 '느슨한 해석' 정도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인 25일 이 지사가 재산에 따라 벌금 액수를 다르게 매기는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하자며 '소득비례 벌금제'를 시행 중인 핀란드·독일 등 예를 들자, 윤 의원은 "이들 나라가 '재산비례 벌금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굳이 거짓을 말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에 이 지사가 자신은 재산비례 벌금제 도입만을 주장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에게 한글 독해 좀 가르치라"고 반발하자, 윤 의원이 재반격에 나선 것이다.
윤 의원은 이 지사의 반론 방식을 두고 "개념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여기 틀렸네'하면 '그러네요, 제가 이점을 이해 못했었네요'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니예요, 제 말 뜻이 원래 그거였어요'하는 경우도 있다"며 "두 번째 유형은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이해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끌어올려 다시 말해줘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윤 의원은 "국가에 내는 세금이나 벌금은 소득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소득에만 매기지 않고 재산까지 고려하는 것은 개념의 문제일 뿐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극심한 갈등의 원천이기도 하다"며 "찬반 여부 이전에 이것이 얼마나 큰 철학의 차이, 정책방향의 차이를 내포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얼마전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이 '보유세 낼 돈 없으면 집팔아 세금내고 이사가야 한다'고 했다. 이 정부의 일관된 철학인 '재산 있는 사람 때리기'를 대표하는 말"이라며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도 소득으로 내야 하는데 공시가격을 급속히 올려 '재산 기준'의 세금을 산정해 살던 집에서 내쫓긴다 해도 문제없다는 것이다. 자기 국민에게 이런 말을 하는 나라는 없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만의 하나, (이 지사가) '소득과 재산을 합한 것을 그냥 재산이라 불러봤다'고 해도 핀란드의 예를 들면서 '재산비례'라 한 것은 '소득에만 비례'시키는 핀란드가 마치 지사님의 '재산까지 넣은 방식'과 같은 것인 양 표현한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안쓰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은근슬쩍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쓰는 방식'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그는 "정책은 '선거법 위반'과 같이 TV토론에서 일단 교묘하게 말한 후 '소극적 부인'과 '소극적 거짓' '적극적 거짓'을 법정에서 다투는 게 아니다"며 "애초에 최대한 분명하게 내용을 설명해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성남시장 재임 중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 중 답변으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 지사에게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례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소득 또는 재산비례 벌금제에 대해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저는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 벌금액을 감경하는 것에 찬성한다"면서 "벌금액을 소득이든 재산이든지 그것에 비례시키는 것에는 '지금으로서는' 반대한다"고 밝혀뒀다. 다만 "그러나 이 문제는 결국 사회적 공감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의 문제"라며 논의 추이에 따른 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윤 의원은 "정직하고 분명하게 각자의 주장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작점이다. 개념을 분명히 해 (여러 방향으로의) 독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말 뜻이 그게 아니었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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