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원내대표 선거일 22일쯤 공고 앞두고 18일부터 주자 출사표
김태흠·김기현·권성동·유의동 경선 레이스, 대정부질문에 당력 집중될 듯
16일 의총서 합당 아닌 '통합' 결의, 국민의당도 '속도 조절'…즉각 합당 결론 어려워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를 매듭짓지 못한 채 '원내대표 교체'부터 돌입하면서 선(先)통합 후(後)전당대회 가능성이 한층 멀어졌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19일~21일) 이후인 이달 22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원내대표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3선의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 4선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출마를 선언했고 19일 4선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과 20일 3선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시을)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당 구성원들이 이번에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분리 선출'에 뜻을 모으면서 '러닝메이트 구인난' 없이 독자 출마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공석으로 인해 당대표 권한대행까지 승계하게 된다. 현직 원내대표인 주호영 권한대행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과의 '선 합당 후 전대'를 구상하면서 합당 논의를 이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리더십 교체를 앞둔 셈이다. 주 권한대행은 원내대표 임기가 내달 29일까지이지만 TK(대구·경북) 주자로서 당권 도전이 유력한 상황 속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고 전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커지자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당규에 따라 주 권한대행이 차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일을 공고하면 사흘 뒤 의총에서 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굳힌 주 권한대행의 사의를 계기로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에 불이 붙으면서, 국민의당과 합당이라는 과제의 우선순위는 다소 밀려나는 수순이다. 16일 국민의힘 의총 참석자들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찬성한다"고 결의했지만, 이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둘러싸고 이견을 빚은 결과였다. 비공개 의총 당시 주 권한대행이 "합당 찬성으로 결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의원이 "합당이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해 '통합 결의'로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주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취재진에게 "선 통합 후 전대 등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원칙적으로 합당을 찬성한다, 통합을 찬성한다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 측은 입당 내지 흡수통합이 아닌 양당 신설 합당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 의총 결의 이후에도 '당내 이견'을 부각하면서 요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대표는 전날인 17일 충청지역 당원 간담회 이후 "(통합에) 찬성하면서도 여러 가지 우려하는 게 많았고,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며 "당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달 23일까지 대구·광주 등 전국 시도당 당원 간담회를 진행한 뒤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최고위에서 최종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에 승복, 국민의힘 후보(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선거를 끝까지 도와 정치적 '존재감'을 키운 뒤 합당 이행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 두고 흡수통합과 거리를 둔 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와의 '합당 담판'을 지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만일 국민의힘 차기 원내지도부 선출 직후 양당 대화가 순탄하게 진행되면, 극적으로 전대 이전 합당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퇴임 이후로도 안 대표 비판을 이어오고 있는 김 전 비대위원장은 16일 국민의힘의 '통합 결의'를 두고 "두 당을 통합하라고 오 시장을 당선시킨 것으로 선거결과를 해석하면 별 희망이 안 보인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4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