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확대로 향후 미 연준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외화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는 2011년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2016년부터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말 176억달러였던 국내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잔액은 2016년 이후의 급증세에 힘입어 2020년 말 현재 900억달러에 육박한다. 국내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유가증권은 해외채권, 해외주식, 국내기업의 해외발행 외화표시채권(Korean Paper) 등으로 구성되며, 이중 해외채권 비중이 75% 수준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보험사는 외화유가증권 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현물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지 않고 스왑시장에서 환헤지 계약을 체결해 확보하고 있다. 이는 환위험을 헤지한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미헤지 상태의 투자보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기준이 되는 지급여력비율 또는 RBC(Risk Based Capital) 비율 제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통해 외화유가증권에 투자할 경우 시장위험 익스포저 및 금리위험 익스포저 축소 등으로 요구자본이 줄어들어 RBC 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시 외화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보험사의 외화자산 보유한도를 총자산의 30%에서 50%로 확대한 바 있는데, 이러한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 스왑레이트 하락에 따른 환헤지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환헤지전략으로 인해 외화유가증권 투자 확대 시 환헤지계약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돼 환헤지비용이 급등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보험사는 외화유가증권을 중도 매각하거나 미헤지 상태에서 만기까지 보유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보험사가 기대했던 RBC 비율의 상승효과가 축소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축소나 금리정상화가 본격화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자금 공급이 위축돼 스왑시장의 외화자금 부족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국내 금융회사는 외화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윤형기자 ybro@dt.co.kr
1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는 2011년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2016년부터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말 176억달러였던 국내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잔액은 2016년 이후의 급증세에 힘입어 2020년 말 현재 900억달러에 육박한다. 국내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유가증권은 해외채권, 해외주식, 국내기업의 해외발행 외화표시채권(Korean Paper) 등으로 구성되며, 이중 해외채권 비중이 75% 수준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보험사는 외화유가증권 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현물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지 않고 스왑시장에서 환헤지 계약을 체결해 확보하고 있다. 이는 환위험을 헤지한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미헤지 상태의 투자보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기준이 되는 지급여력비율 또는 RBC(Risk Based Capital) 비율 제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통해 외화유가증권에 투자할 경우 시장위험 익스포저 및 금리위험 익스포저 축소 등으로 요구자본이 줄어들어 RBC 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시 외화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보험사의 외화자산 보유한도를 총자산의 30%에서 50%로 확대한 바 있는데, 이러한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 스왑레이트 하락에 따른 환헤지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환헤지전략으로 인해 외화유가증권 투자 확대 시 환헤지계약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돼 환헤지비용이 급등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보험사는 외화유가증권을 중도 매각하거나 미헤지 상태에서 만기까지 보유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보험사가 기대했던 RBC 비율의 상승효과가 축소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축소나 금리정상화가 본격화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자금 공급이 위축돼 스왑시장의 외화자금 부족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국내 금융회사는 외화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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