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성 비염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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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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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성 비염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모든 사람이 축복하고 기다리는 봄을 기침과 콧물 가려움증 때문에 고통스럽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다.

A(남·53)씨는 환절기가 되면 여지없이 콧물이 나오고 재채기가 빈발했다.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 비염증상이 심해 이비인후과에 다녀도 낫지 않아 고생하다가 한의원을 찾아왔다. 진찰상 비염증상 이외엔 소화도 잘 되고 다른 질환은 없었다. 하지만 소변을 자주 보는 경향과 함께 잘 때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입으로 숨을 쉰다고 호소했다. 맥상은 힘이 없고 무력했다. 코의 주장기인 폐의 기운을 튼튼히 하고 인체 면역력의 원천인 신장의 기운을 돋우는 소청룡탕(小靑龍湯)을 복용한 후 증상이 호전됐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세는 한의학에서의 '분체'(噴체·발작적인 재채기), '비연'(鼻淵·맑은 콧물), '비색'(鼻塞·코막힘)에 해당하는 증세를 보인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황사,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이 심한 환경, 환절기 기온차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질 때 더 극성을 부린다.

한의학에서 '폐주비'(肺主鼻·폐는 코를 주관한다)라 하여 폐의 이상은 코로 나타난다고 본다. 따라서 폐의 기운이 허약해질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아울러 폐와 상하관계로 작동하는 신장의 허약도 비염을 가중시킨다.

알레르기의 양의학적 기전은 외부물질에 대해 신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원래 콧물은 외부에서 침입한 먼지나 진드기, 화학물질 등을 배출시키고 코 점막의 건조를 막기 위한 신체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과다한 콧물의 배출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므로 통상적인 콧물과는 경우가 다르다.

보통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알레르겐(allergen)을 찾아 원인물질을 피하는, 즉 회피요법(回避療法)에 주력한다. 주로 집먼지 진드기나 찬 공기, 동물의 털, 먼지, 꽃가루, 화학물질 등이 주원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쉽지 않거니와 환자의 무한한 인내를 요구한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인이 도시를 떠나 공기 좋은 시골로 가서 살 수도 없다. 어차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무수한 원인물질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운명이다. 그렇다면 항원과 대항해서 이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성 비염
한방에서의 비염 치료는 단순히 코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코와 연결된 장기인 폐의 기운을 튼튼히 하고 인체 면역력의 원천인 신장의 기운을 돋우는 방법을 쓴다. 주로 보폐(補肺), 보신(補腎)을 하는 약을 쓰는 이유인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초기에는 소청룡탕(小靑龍湯), 마황부자세신탕(麻黃附子細辛湯), 갈근탕(葛根湯) 등의 처방을 사용하여 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폐의 찬 기운을 몰아내어 콧물과 코막힘 등의 증세를 치료한다. 특히 소청룡탕은 혈청의 면역글로블린 E(Ig E)의 수준을 낮추어 히스타민 유리를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차단시키는 작용이 뛰어나다.

이런 방법이 양방의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제의 대증치료보다 약으로 인한 부작용도 적고 병의 근원적인 치료에 적합하다. 다소 안정이 되면 주로 기운을 보충하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면역력의 원천인 신장을 보하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계통의 약을 써서 면역력을 키우는 데 치중한다.

알레르기 비염환자는 히스타민이 함유되어 있거나 증가에 작용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걸리나 맥주는 히스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분비 촉진에 작용하므로 피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차가 심하긴 하지만 아보카도, 가지, 시금치, 밀배아, 콩, 훈제육(훈제오리, 훈제베이컨 등), 돼지고기, 발효음식, 치즈 등 발효 유제품, 초콜릿, 갑각류, 녹차, 홍차, 탄산음료도 히스타민 증가에 작용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따뜻한 성질의 생강차나 양파나 파를 달인 물도 도움이 된다. 둥굴레차나 녹차, 생수를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지적 활동을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여 체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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