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 46대 대통령에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일성은 "오늘은 희망의 날입니다"였다. 통합과 국제사회에서 과거 역할을 되찾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상징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기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했다. 선거기간 내내 "취임한다면 첫 날 하겠다"했던 공약이었다. 약속을 이행하는 미국, 미국의 복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였다. 그는 "우리는 통합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대한 일들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전문을 발송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외교·통일·국방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산적한 외교 현안도 한꺼번에 점검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 미중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우리 한반도와 관련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가 예고 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상 간의 일괄타결하는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진행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그와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는 현재까지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축전 내용을 공개하면서 "문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의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국민과 함께 바이든 신정부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정부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안보환경에 더욱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한미동맹을 더욱 포괄적이며 호혜적인 책임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하루속히 끝내고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여 평화의 시계가 다시 움직여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미정·임재섭기자 lmj0919@dt.co.kr
▶관련기사 2·21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정 비전이 담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