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DB시장 국내1위 목표… 글로벌마켓 `토종SW` 저력 보여줄 것"

"고객 더 많이 만나 전략에 반영 시장신뢰도 높아지자 사업성과로 이어져
약간 부족해도 국산 SW제품 써줘야… R&D·현장검증 통해 완성도 키워
국내유일 상용·오픈 SW 동시 공급… 시스템SW서 AI·협업 SaaS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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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DB시장 국내1위 목표… 글로벌마켓 `토종SW` 저력 보여줄 것"
이형배 티맥스소프트 대표 디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티맥스소프트는 소와 닮은 기업이다. SW(소프트웨어)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글로벌 공룡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밀리지 않고 24년간 시스템SW 한 길을 걸어왔다.

시스템SW는 SW 영역 안에서도 진입장벽이 높고,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토종 기업을 보유한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티맥스소프트는 뚝심 있는 투자 끝에 DB(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그런 티맥스소프트를 외국계 기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이형배 대표가 이끌고 있다. AT&T와 BMC소프트웨어를 거쳐 오라클에서 15년간 일한 이 대표는 2019년 12월 티맥스소프트 대표로 취임했다.

27년간 외국계 기업 근무경험에 이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 대표는 "국내 기업에 와 보니 외국계 기업 지사에 비해 훨씬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면서 "메모리 반도체와 맞먹는 규모의 DB 시장에서 국내 1위에 올라서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해 K-SW 성공신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한국 IT 산업, 글로벌에 뒤지지 않아"= 이형배 대표는 "티맥스소프트에 온 후, 지난 27년간 우물안 개구리로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IT기술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게 전부이고, 한국 IT시장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와보니 달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보다 뒤진 부분도 있지만, 확실히 앞선 기술도 있다"면서 "진작 국내 기업에서 일했으면 훨씬 많은 것을 크게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외국계 기업은 본사가 주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단기 실적 위주로 평가를 하다 보니 긴 안목의 비즈니스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에서는 최소 1~2년의 계획을 세워 비즈니스를 이끌고,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해 주는 게 매력적이란 얘기다.

◇"고객과 더 자주 만나니 회사가 바뀌더라"= 이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333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영업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하루 세 명 이상 고객을 만나고 일주일에 세번 이상의 점심과 저녁을 고객과 먹자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과 제품이 좋아도 쓰는 것은 고객인 만큼, 그들과 더 자주 만나 회사의 방향과 틀을 고객 지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중간에 코로나19가 발발해 구체적인 실천방식은 수정했지만 방향성은 유지해 왔다. 이 대표는 "그 결과 회사에 변화가 일어났다. 고객들을 더 많이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 전략에 반영하면서 고객과 시장의 신뢰가 더 두터워졌다"면서 "이같은 변화가 바로 성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가 한창인 상황에서도 2019년 보다 두자릿수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코로나 상황에 외국계 기업들이 전면 재택근무를 하고 고객과의 접촉도 최소화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 많이 움직이다 보니 성장의 기회가 됐다는 얘기다.

◇"외산 SW 비중 80~90% 구조 깨야"= 이 대표가 최근 가장 역점을 두는 점은 국내 SW시장의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다. 특히 외산 의존도가 80~90%에 달하는 SW 시장 구조를 깨야 국내 기업과 산업, 인재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역시 하드웨어·SW 전체 구매액 중 80%를 외산 제품에 할애한다"면서 "보안 솔루션 외에는 대부분 외산 제품을 쓰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코로나 상황에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서조차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은 문제다. 디지털 뉴딜을 통해 국내 IT산업이 크려면 SW가 마중물이 돼야 하는데, 현장에선 과거의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도체 자립만 할 게 아니라 SW 국산화가 국가 미래"= 이 대표는 SW의 중요성을 반도체와 비교해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대표 산업이 충격을 입고 한국 경제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SW는 훨씬 심각하다. 2019년 일본이 수출 중단을 선언했을 당시 불화수소 일본 의존도가 44%였는데 SW는 외산 의존도가 80% 이상이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높은 외산 의존도는 보안이나 국가안보의 허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 재무부 등 주요 정부기관이 해킹을 당하는 심각한 보안사고가 발생하고, 미국이 중국 네트워크 장비 기업을 규제하는 등 기술보안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보안의 핵심인 SW 기반기술이 없으면 외부 공격에 무방비로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연간 수조원을 투자해서 OS(운영체계)와 DB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자칫하면 SW를 쓰고 싶어도 못 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화웨이는 흥멍이란 OS를 개발 중인데, 중국의 13억명이 PC용 OS로 쓰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 대표는 "올해 한국형 뉴딜에 21조원이 투입되는데, 그중 얼마나 실리콘밸리로 흘러가고 어느 정도가 국내에 남아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이바지하는지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뉴딜을 원래 취지에 맞게 추진하려면 약간 부족함이 발견돼도 국산 제품을 써주고, 그 결과 기업들이 R&D와 현장검증을 거쳐 완성도와 경쟁력을 더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DB시장 국내1위 목표… 글로벌마켓 `토종SW` 저력 보여줄 것"
이형배 티맥스소프트 대표 디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국산 우선구매, 선택 아닌 의무화 필요"= 이 대표는 취임 후 1년 여간 국회나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이 점을 끊임없이 얘기해 왔다. 최소한 국산 제품에 동등한 기회의 사다리는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에서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국회의원 한 분이 기관장 재직 시절 국산과 외산 제품을 써봤는데, 국산 제품은 외산보다 장애가 많더라"고 하면서 "국산을 쓰는 게 오히려 세금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사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면서 고객을 만나는 시간의 대부분은 장애에 대한 사과와 설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외산 1등 제품을 쓰면 누구나 크게 문제 삼지 않아 드러나지 않는데, 국산 제품은 조금만 장애가 나도 호들갑을 떠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사대주의와 편의주의에다, 문제가 생기면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국산 SW와 하드웨어 저변 확대를 막는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최근 조달제도 개선 시도를 하면서 국산 제품에 대한 가산점,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 혁신제품 등록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대부분 선택사항이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공공 시장에서 국산과 외산 제품이 경쟁할 경우 국산에 2% 가산점을 주는데 의무가 아니라 선택사항이다. 이런 식이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만큼 법·제도를 전향적으로 바꿔 의무조항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지적이다.

또 정부가 100% 국민 세금으로 투자하는 사업방식 대신,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PPP(민관합작투자) 모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부처나 지자체, 공공기관별로 클라우드 센터를 각각 만들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민간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얘기다.

◇시스템SW 24년 한길…글로벌 수준의 기술력 갖춰= 티맥스소프트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모델의 기업이다. 난이도와 기술장벽이 높은 시스템SW 한 분야를 24년간 파고들어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아니면서 미들웨어, OS(운영체제), DB(데이터베이스)를 글로벌 하게 만드는 유일한 회사로 꼽힌다. 티맥스데이터, 티맥스A&C까지 티맥스 3사 직원이 1700명에 이르고, 그중 약 80%는 기술인력이다. 인력의 대부분은 20~30대다. 원천기술에 집중하고, 수익이 안 나도 끝까지 승부하는 우직함 덕분에 회사는 기술력을 다지며 성장을 이어왔다. 티맥스소프트만 2019년 1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작년에도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 들어 자체 상용SW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오픈소스SW를 활발하게 채택하고, 클라우드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티맥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자체 개발한 상용SW 중심 사업을 해왔다면 오픈소스SW의 강점을 최대한 받아들여 오픈소스 미들웨어·웹서버·DB를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면서 "R&D 부서에 오픈소스 팀을 별도로 두고 고객의 애플리케이션과 업무 성격에 맞춰 상용SW와 오픈소스SW를 비교해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선택권을 넓히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상용SW와 오픈SW를 동시에 공급하면서 인프라 단에서 애플리케이션까지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AI·협업 혁신 박차= 회사가 최근 주목하는 화두는 AI(인공지능)와 협업이다. 지난 40~50년간 IT산업을 이끌어온 두 가지 키워드가 스피드와 비용이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 기술을 주춧돌로 하고, 그 위에 AI와 협업의 가치를 더해야 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2월에 개최한 연례행사 '티맥스 데이'의 주제도 'AI와 협업을 위한 SaaS(SW서비스)', 즉 'A&C SaaS'로 정했다. 티맥스 데이에는 이틀 동안 1만명 넘게 참여했다.

이 대표는 "사람과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해오던 협업이 사람과 AI와의 협업, AI와 AI의 협업으로 변화할 전망인 가운데,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과 아키텍처를 제시해 기업의 변화를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SW 기술력이 AI 기반 혁신 SaaS를 만드는 토양이 돼 줄 것"이라 면서 "강력한 AI와 클라우드 구축을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와 트랜잭션을 원활하게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C SaaS는 △AI 기반 협업을 가능케 하는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퍼스페이스' △AI 시대의 업무혁신을 돕는 기업용 SaaS '하이퍼컴퍼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교육 구조를 책임질 AI 기반 교육 서비스 '하이퍼스터디'로 구성된다.

하이퍼스페이스는 기업용 플랫폼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개인용 솔루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퍼컴퍼니와 하이퍼스터디는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나 개인, 국가가 가진 이슈나 문제의 80% 이상은 AI가 해결해줄 것"이라 면서 "티맥스는 인프라부터 애플리케이션, SaaS(SW서비스) 레벨까지, 프론트엔드에서 백엔드, 로레벨에서 하이레벨까지 전 단계를 엔드투엔드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국내 DB시장 1등= 글로벌 DB 시장은 연 100조원 규모로, 메모리 반도체와 비슷한 크기다. 메모리반도체는 7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지만 국산 DB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100조원 시장에서 20%만 차지해도 20조원 이고, DB에서 파생되는 시장도 큰 만큼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외산 위주였던 DB 시장에서 티맥스의 '티베로' 점유율이 20%를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가 외산 DB 대신 티베로를 채택했고, 국내 대표 통신사와 대형 시중은행도 대열에 참여했다. 코로나 상황에 긴급한 시스템 증설이 필요했던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도 티맥스 미들웨어와 DB를 채택했다. 대규모 시스템에 잇따라 적용됐다는 것은 성능과 안정성이 글로벌 반열에 올라섰다는 의미다. 특히 KERIS는 전국 초중고생과 수십만명의 교사가 쓰는 'e학습터'를 코로나 상황에 2주 만에 급히 증설하면서 티맥스 시스템SW를 채택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DB 분야 국내 1위가 되는 것"이라 면서 "그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제대로 도전해 K-SW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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