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어린이들의 진짜 방송국 `캐리TV`

"TMI 장난감 리뷰, 어른들도 푹빠져요"
유튜브 키즈 콘텐츠의 선구자
캐리·엘리·케빈 캐릭터 '탄탄'
"아시아 디즈니로 성공 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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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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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NOW 구독중] 어린이들의 진짜 방송국 `캐리TV`
'캐리TV'의 김동진 대표, 크리에이터 엘리(이성인), 캐리(김신비)와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이희대 교수가 구로디지털단지의 '캐리TV' 스튜디오에서 《희대의 NOW 구독중》 인터뷰 촬영을 진행 중이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4개의 받침대, 브라운관 여닫이가 달린 샛별 텔레비전을 유년기의 기억으로 떠올리는 독자 분들이라면, 24시간 방송이 일상이 된 지금은 상상도 못할 낮 시간대 정파(停波)의 경험과 이때가 끝나기만을 기다려 어린이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오후 5시 반이면 골목길에서 놀다가도 뛰어 들어와 흑백 수상기 앞에서 방송이 시작되기만 기다리던 자신과 어린 또래들의 모습이 겹쳐지실 것이다. 하지만 채널수도 한정적이고 정파도 있는데다 어린이 프로그램도 몇 되지 않는 당시의 방송 환경은 아이들에겐 목마름이었다. 반면에 낮 시간 방송은 물론이고 스포츠, 오락,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편성이 이어지는 당시 지상파 채널 2번 AFKN(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은 텔레비전 키드 세대에게 (언어 문제는 있었지만) 꽤 괜찮은 문화적 대안이었다.

특히 아직 국내 방송사들이 어린이 프로그램의 포맷을 막 다지기 시작하던 시절, 개성 있고 다양한 캐릭터의 인형들과 연기자들이 마치 뮤지컬이나 드라마와 같은 구성으로 선보이던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가 제작한 이 작품의 빅 버드, 엘모, 쿠키 몬스터, 어니, 버트 등등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들과 재기발랄한 이야기 전개에 매력을 느끼고 눈높이를 맞추며 자란 텔레비전 키드들은 후에 그 기억 때문인지 유난히 배우, 작가, PD, 영화감독을 선망하던 세대이기도 하다. 이후 우리나라의 어린이 프로그램들도 이른바 레전드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황금기를 구가한다. 뽀뽀뽀 뽀미 언니, 딩동댕 유치원의 뚝딱이, 방귀대장 뿡뿡이, 번개맨… 어린이 프로그램 속의 이들 주인공들이 여전히 낯설지 않은 건 유년기 또는 소년기 그리곤 자녀들을 키우며 TV속 그들과 일상처럼 함께 해온 시간들과 추억 덕분일 것이다.

그런데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6,100만 명이 넘고, 이중 스마트폰 이용자가 5,100 만 명을 상회하는 모바일 미디어 시대, 그것도 5G를 선도 중인 대한민국 2020년의 오늘. 어린이들의 '최애' 캐릭터, 키즈 프로그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유튜브 450만 구독자(누적 51억 조회), 국내 3대 IPTV 가시청 가구 1,000만, 유쿠, 텐센트, 아이치이 등 중국 5대 동영상 플랫폼 750만 구독자(누적 60억 조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OTT 사용자 1억 명. 안방TV는 물론 다가올 온라인·모바일 환경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키즈 콘텐츠의 장을 미리 준비해 도전하고 만들어온 개척자, 금주 《희대의 NOW 구독중》이 찾은 곳, 어린이들의 진짜 방송국 '캐리TV'가 보여주고 있는 2020년 오늘의 모습이다.



캐리 언니, 엘리 누나, 캐빈 오빠가 살고 있는 캐리타운은 예상과 달리 벤처기업들이 운집한 구로디지털단지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캐리TV의 시그니처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장난감 리뷰가 주로 촬영되는 제 1스튜디오에서 김동진 대표, 크리에이터 캐리(김신비씨), 엘리(이성인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희대의 NOW 구독중》은 초기에 크리에이터 기반의 1인 미디어 채널들에 중점을 두고 칼럼을 기획했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미디어의 변화를 전략적으로 살펴 체계적으로 운영 중인 경우가 다수라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두를 띄웠는데 김대표의 이야기에 이 화두가 곧 중언이었음을 직감했다. 캐리TV하면 일단 유튜브 채널인 CarrieAndToys 채널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지만 유튜브에만 18개 브랜드 채널, IPTV, VOD는 물론 중국 등 해외 플랫폼까지 말 그대로 방송사업자이자, 원천 콘텐츠 기반의 공연, 애니메이션, 캐릭터, 팬시, 장난감 등 종합 문화 콘텐츠 기업, 그리고 상장사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시작은 유튜브였고 2014년 첫 개설한 캐리와 장난감 친구 채널이 현재의 오늘을 있게 한 첫 걸음이었다. 다만, 그 걸음은 남보다 빨랐고 행보도 남달랐다. 아직은 키즈 콘텐츠 시청 경로로 안방TV가 더 익숙했던 시기, 캐리TV의 모회사인 캐리소프트의 창업자 박창신 대표는 오래간 IT분야 기자로 쌓아온 실무 경륜과 미국 등 해외에서 파악한 미디어 트렌드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모바일, 키즈, 장난감, 캐릭터 라이징 등 주요 키워드를 도출하고 콘텐츠 포맷부터 세계관까지 다가올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했다. 다수 키즈 콘텐츠 채널들의 경우 1인 크리에이터 자체가 콘텐츠의 주제이자 소재이며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캐리TV는 이와 달리 일찍부터 TV나 영화의 시리즈처럼 메인 콘텐츠,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핀오프 콘텐츠, 2차 저작물을 제작하는 일종의 스튜디오 전략을 취한 것도 1인 미디어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 팬과 호흡할 수 있는 포맷을 고려한 것이라고 김동진 대표는 설명했다.

물론, 기획과 준비가 철저했다고 해도 콘텐츠의 성패는 제작자가 아니라 시청자, 팬이 결정한다. 게다가 캐리TV의 시청자가 누군가? 어린이다. 결국 캐리TV에 등장하는 캐릭터, 캐리 언니, 엘리 누나, 캐빈 오빠 등의 역할은 특히나 채널의 성격과 브랜드를 갖추는 초반기 매우 중요했다. 채널도 초기, 회사도 사실상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인데 좋은 환경이라 하긴 어려울 수 있었으련만 역시 일은 사람이 한다. 중간에 여러 캐릭터들을 여러 주연들이 소화하는 스튜디오 편제에 부침도 있었지만 채널 초기부터 든든하게 캐리타운을 지켜온 엘리에게 물었다. 중간 중간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지. 그녀의 답변은 오히려 캐리TV의 현재가 어떤 배경으로 이루어졌는지 충분히 설명되고도 남았다. 정말 어린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질문이 무색하게 어린 팬들과의 추억, 그들 또는 그들의 어머님이 남긴 댓글, 공연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따뜻한 작은 손들의 감촉 등등 아이들이야기로 시작해서 계속 아이들이야기로 끝이 없었다. 코로나로 최근에 공연장에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제일 마음 아프다는 이야기가 깊게 공감이 갔다. 중국어를 전공한 그녀는 현재 캐리TV 중국 플랫폼 진출의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고 그 때문이라면 녹화가 많거나 늦게 끝나도 마다 않는, 회사로 따지면 열혈 직원 그 자체였다. 그녀는 심지어 이렇게 말했다. "회사에서만 괜찮다면, 전 할머니가 되어서도, 아마도 지금처럼 율동까지 열심히 하진 못하겠지만 책을 읽어주는 엘리가 되고 싶어요. 어린이팬들과 계속 만나고 싶어요."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창립부터 언제나 초심 그대로 함께해준 그녀에게 회사는 2년 전 이사직을 맡아줄 것으로 부탁했다 한다.

캐리TV의 간판 캐릭터 캐리는 3대 캐리다. 명성만큼 오디션이 치열했을 것으로 보여 김신비 씨에게 물었다. 총 3차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에서 연기, 노래를 장기로 뚫고 올라간 마지막 3차 오디션 직전에는 악기 연주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일단 가능하다고 대답을 하곤 집에 와서 초등학교 때 교습을 멈추었던 악기들을 다 꺼내 며칠 밤을 새워 준비했다고 한다. 이미 뮤지컬 전공과 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재원이었지만 대한민국 어린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캐리 언니가 되는 길은 어느 무대보다도 힘든 길이었던 것이다. 채널이 18개에 프로그램 종류도 장난감 리뷰, 캐릭터 모두가 출연하는 '친친모' 채널의 야외 물, 시트콤과 같은 드라마 타이즈 등 매우 다채롭고 물리적으로도 많아 보이는 제작 스케줄을 어떻게 소화하는 지, 제작진들과의 역할 분담은 어떤지 궁금했다. 그녀는 기획부터 시나리오, 심지어 촬영까지 캐릭터를 맡고 있는 출연진들과 제작진 모두가 거의 다수를 함께 한다고 얘기했다. 말하자면 1인 크리에이터와 방송국의 제작 스탭별 시스템의 중간쯤에 있는 효율과 신속성을 혼합한 그런 체계였다. 지금도 바빠 보였지만 9남매라는 다복한 부모님의 가족 환경 속에 어린 조카들과 지내는 것이 행복한 일상이었다는 그녀 또한 직접 공연장에서 캐리 언니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아이돌 공연 그 이상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실제 모습을 만나는 것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줄 수 없는 감성의 일부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코로나의 빠른 종식을 예상치 못했던 이유로 거듭 새겨보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캐리와 엘리, 케빈, 루시, 모모, 줄리 등 캐리와 친구들이 살고 있는 캐리 타운이 텔레비전 키드의 한 사람으로서 세서미 스트리트와 겹쳐졌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뉴욕 맨해튼의 평범한 동네, 그 곳의 이웃들을 배경으로 했듯 캐리타운은 올망종말 유치원생들이 많은 한국의 여느 아파트촌, 아이들, 그 가족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독자여러분 아셨을지. 미국 PBS의 세서미 스트리트는 1969년에 첫 방송되어 세계 140개국의 어린이들에게 사랑 받으며 50년간 지금도 왕성히 방영중이다.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 부모가 돼서 아이들과 같이 3대가 같이 즐겨보는 것이다. 아마도 가족, 친구, 이웃, 동물 캐릭터까지 함께하는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출연 배역 중 한명인 배우 윌 리는 실제 노환으로 사망할 때까지 작품에 출연했고 극중에 그 배역의 죽음을 스토리로 다루기도 했다. 세서미스트리트가 인종 간 소통 등 미국적 세계관을 그렸다면 가족과 친구가 중심인 캐리타운은 다분히 동양적, 한국적이다. TV로만 어린이 프로그램을 접하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지금의 OTT 시대, 온라인·모바일에는 국경이 없다. 그래서 더욱 캐리타운과 캐리, 엘리, 그 친구들의 정서가 한국적인 세계관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더 넓고 빠르게 전파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10년 후 50년 후 또 엘리가 할머니가 되어 책을 읽어주는, 전 세대가 함께 보는 어린이 콘텐츠의 레전드가 되길 바란다.

사실 어린이들보다 더 궁금한 것이 많아 현장에서의 인터뷰는 길었지만 김동진 대표, 캐리, 엘리와의 남은 이야기들은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에서 이후 영상으로 살펴보시길 바란다. 아쉽지만 본 지면에서는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 한줄 서평으로 소감을 전해드린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사이에서 보석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줄 서평.

"'캐리TV'는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방송국이다!"

1인 미디어를 뛰어넘는 채널까지 찾아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 편엔 또 멋진 채널을 찾아 소개드리겠다.

이희대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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