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재확산세 심각한 상황
부분봉쇄 속 경제불확실성 커져
자산 매각 손 회장 발언 재조명
부분봉쇄 속 경제불확실성 커져
자산 매각 손 회장 발언 재조명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구촌을 재차 휩쓸면서 세계 경제의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2·3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부분적 봉쇄조치가 내려지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는 더욱 빠르고 강력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막대한 재정으로 부실을 막는 '재정의 둑'을 쌓아왔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 개발이 늦어질 경우 이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산매각을 하며 800억 달러의 막대한 현금을 준비하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두세달 내 엄청난 재앙이 올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847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멈추지 않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날에만 신규 확진자만 38만여명이 늘었으며, 총 사망자도 4995명이 늘어나 누적 138만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명을 훌쩍 넘었고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도 재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역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날 기준 330명 추가됐다. 누적 3만733명으로 5일 연속 300명대를 이어갔다. 한국 정부는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과 8~9월 수도권의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이 진행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뒤흔들자 경제 위기의 경고음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17일 올해 자산 매각을 통해 보유 현금을 늘린 것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향후 두세달 내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 나서 "코로나 백신이 오고 있지만 누가 알겠느냐"며 "이런 상황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따른 재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암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반도체 개발회사 ARM 지분과 T모바일 지분 등을 잇달아 매각했다. 소프트뱅크의 보유 현금은 현재 8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W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면서 팬데믹이 경제위기로 모습이 바뀌고 있다며 금융위기 출현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도 "바이러스가 지금 빠른 속도로 퍼지는 가운데 앞으로 몇 달은 매우 힘들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미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일부 업종은 대유행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이라고 예상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부채 급증으로 '부채 쓰나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수백 개 주요 은행들로 구성된 국제금융연구소(IIF)는 지난 18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올 들어 9월까지 전 세계 총부채가 15조달러 증가해 누적 총부채가 277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은 지난해 말 320%에서 올해 36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엠레 티프틱 IIF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글로벌 부채 수준이 코로나19 위기 시작 당시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상승했다"며 "(코로나19 관련) 공격적인 지원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부채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6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약 4년간 전 세계 부채가 52조달러 늘었는데, 이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부채가 6조달러 증가한 것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폭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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