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기관이 해외에 직접 투자한 사업 가운데 에너지와 관련한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업의 경제성이 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2일 한동숙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포럼 10월호'에 실린 '공공기관 해외진출의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에서 우리나라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29곳의 해외진출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129곳 중에서 해외 사업을 실시했거나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고 응답한 기관은 총 46곳(35.7%)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수행해 온 사업 수는 총 406개였다. 사업 현황을 기관 유형에 따라 살펴보면 발전사 등 시장형 공기업은 타국에 주재하며 서비스를 생산하는 직접진출 방식이 많았다. 반면 준정부기관은 주로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을 선호했다. 한 연구위원은 "공기업은 수익추구 목적에서 해외직접투자에 집중했고, 준정부기관은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낮은 방식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406개 사업을 산업 유형에 따라 구분하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가 155개(38.2%)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에너지-자원개발(73개, 18%), 에너지-발전(71개, 17%), 국민생활(21개, 5.2%)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한 연구위원은 "천연자원 부족으로 자연스럽게 해외 자원개발에 집중하게 됐다"며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이 2008년 이후 정책적으로 해외 사업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14건(가스공사 4건, 광물공사 4건, 석유공사 6건)의 신규 해외 사업이 착수되며 규모 측면에서 정점을 찍었다. 다만 2012년부터는 신규 자원개발사업 착수 건수가 급감했다. "사업 수익성에 대한 지적이 증가했고, 공기업 부채 등 재정 건전성 악화로 사업진출에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해외직접투자 사업도 비슷한 양상이다. 2016~2018년 기준 16개 기관의 111개 해외직접투자 사업을 살펴보면 사업 수 기준으로는 에너지-자원개발이 56개(50.4%), 에너지-발전이 47개(42.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2018년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24.8%포인트(p) 증가한 174.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위원은 "산업이 추진되고 있는 대상 국가의 정치적 환경 변화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사업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생산을 중단하면서 운영비 발생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 에너지-발전 사업의 부채비율도 3.2%p 증가한 214.6%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