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실저축은행 사태 당시 공적자금을 받은 30개 저축은행에서 부당거래 의심행위가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거래액 규모만 약12조원으로 지원금의 절반가량에 이르지만, 정부가 돌려받기로 한 금액은 1800억원대에 불과했다.
21일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저축은행 특별계정을 통해 27조30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던 저축은행 30곳에서 과거 부당거래로 의심된 거래액 규모만 11조892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예보) 자료에 따른 액수다.
의심 거래액이 가장 많이 산출된 곳은 부산저축은행으로 2조6740억원에 이른다. 제일저축은행이 약 1조5380억원, 토마토저축은행이 1조4950억원, 부산2저축은행이 1조1290억원으로 나타나는 등 4개의 저축은행의 의심 부당거래액이 1조원을 넘었다.
유형별로는 대출 부당취급 건이 약 3조57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과거 PF대출을 제공했을 때 대출받을 기업의 사업성 검토를 미흡하게 처리한 채 대출을 해줘 결과적으로 부실로 이어지는 등의 경우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규정을 위반한 규모가 3조3680억원, 저축은행법상 명시된 개별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규정을 초과한 대출이 1조5270억원에 달했다.
예보는 2011년 부실저축은행의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예금보험기금 내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이하 특별계정)을 조성했고 총 27조1700억원을 지원했다. 이 금액은 2026년까지 운영되는 한시적 계정으로 기한 내에 상환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개 저축은행 중 30개에 해당되는 거의 모든 은행들이 파산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기 전에 부당거래 의심행위를 벌였다. 예보는 각 저축은행 경영진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배상 책임이 부여된 금액은 1806억원에 그친다.
송재호 의원은 "아직도 특별계정은 절반 이상이 넘는 14조원이 회수되지 못한 상태"라며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의 귀책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포함한 일체의 비용을 확실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