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투자비용·시간 큰 폭 감소
작용기전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 탐색
SK바이오팜·한미약품 연구개발 돌입
유효특허 147건… 미국 38%로 최다
출원인수·건수↑… 태동서 성장단계로
작용기전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 탐색
SK바이오팜·한미약품 연구개발 돌입
유효특허 147건… 미국 38%로 최다
출원인수·건수↑… 태동서 성장단계로
코로나19 발생으로 AI(인공지능)과 BI(생물정보학)을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시판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나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은 있지만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허가받지 못한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규명하는 신약 개발 방법 중 하나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I기술이 발달하면서, BI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약물 재창출에 활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로 AI 기술활용 범주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특허청이 최근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대비 기술 확보를 위한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 특허 분석' 보고서에서도 AI 기술을 신약 개발에 활용 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투자비용과 시간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제약 업계에서도 AI 기술을 질병의 원인이 되는 작용기전에 따라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AI 기반의 신약 개발이 예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2020년 2월 일본의 다이닛폰스미토모는 영국의 엑센시아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후보화합물 'DSP-1181'의 임상 1상 시험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인실리코 제약은 중국으로부터 200만달러(약 2400억 원)를 투자 받았고, 미국의 아톰와이즈는 슈퍼컴퓨터 플랫폼을 활용해 '아톰넷'을 만드는 등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약물 재창출과 관련한 AI 연구개발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2018년 AI 기반 '약물설계(Drug Design) 플랫폼'을 개발했고, 한미약품은 AI 기반 신약 개발 전문기업 스탠다임과 지난 1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보건산업진흥원은 2019년 3월 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를 개소한 상황이다.
특허청 보고서에 따르면,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관련 특허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출원되기 시작해, 2012년 이후부터 출원건수가 전체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미공개 특허구간이 존재하는 2019~2020년을 제외하고, 공개 특허구간 중 가장 최근인 2018년도에 출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특허청이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에 대한 유효특허 147건을 대상으로 특허동향을 분석한 결과,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국가는 미국(56건, 38%)이었다. 바로 뒤를 한국(29건, 20%)이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중국(24건, 16%), 유럽(12건, 8%), 일본(3건, 2%) 순으로 나타났다. 국제특허(PCT) 출원도 23건(16%)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2018년도에 출원건수가 급증했고, 중국은 2017년, 한국과 일본은 2015년, 유럽은 2015년과 2018년에 최다 출원이 있었다.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 출원건수 차이가 큰 만큼, 미국이 해당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국가에서는 최근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다.
특허청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향후 관련 기술 분야의 출원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세부 기술분류별로 출원 동향을 살펴본 결과, 초기에는 임상정보·의무기록이나 약물 또는 질병의 유사성에 기반한 연구가 이뤄졌으며, AI 관련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 방법 등의 발달로 이를 활용한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에 기반한 접근법이나 타깃 중심의 접근법을 활용한 연구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에 기반한 접근법과 타깃 중심의 접근법을 활용한 연구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발전 추세를 출원인수, 출원건수의 경향성으로 파악할 때,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 분야는 출원인수와 출원건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태동단계에서 성장단계로 전환중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의 급격한 증가나 관련 시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향후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기술 성장단계 분석에서 출원건수의 증가는 기술개발이 활발한 것을 의미하고, 출원인수의 증가는 기술시장에의 신규 진입자가 증가하는 것을 뜻한다. 종합적으로 출원건수와 출원인수의 동시 증가는 해당 기술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AI·BI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 기술의 주요 출원인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의 BostonGene Corporation이 22건으로 최다 출원했고, 한국의 신테카바이오(18건), 미국의 IBM(11건) 순으로 나타났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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