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조국사태 文정권 도덕성 붕괴 서막… 그덕에 보수 살아날 가능성"

국민 1인당 17번 외래진료 '과잉'… 의사 수 늘리면 '나이롱' 수요 더 늘것
공공의대 추천제, '부모찬스'로 고위직 자녀 의대보내겠다는 계획처럼 보여
文대통령 집권 초기 광화문 호프 소통은 쇼… 기자회견 정책토론이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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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조국사태 文정권 도덕성 붕괴 서막… 그덕에 보수 살아날 가능성"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


지표식물이 있는 것처럼 '지표인물'도 있다. 지표식물은 생태계가 어떠한지 말해준다. 지표인물은 그 사회와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말해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비난을 무릅쓰고 거침없이 발언한다. 이따끔 변을 당하기도 한다. 권력을 비판하면 지지자들과 아부자들이 벌떼같이 일어난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다. 국민들은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그런 논객, 지표인물 중 한 사람이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다. 기생충학자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서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부조리에 대해 발언해왔다. 특히 작년 '조국사태' 이후로는 문재인 정권의 위선과 내로남불, 부도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보를 내세우는 좌파 세력의 무기는 도덕성이잖아요. 그 도덕성이 조국사태로 결정적으로 무너졌어요. 그러면 이 정권이 대체 이전 정권보다 나은 게 무언가 하는 의문에 이르게 돼요. 정치 경제 사회 안보까지 하나도 잘하는 게 없었는데, 도덕성까지 무너녔으니….(중략) 자기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다친다고 생각하면 미안해 하는 게 당연한데, 이 사람들은 그러지 않아요. 윤미향은 우리 사회 시민운동을 침체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하고 기소당했는데도 여전히 국회의원한다고 하잖아요. 조국도 선의로 도와준 사람들을 작살나게 했고요."

서 교수는 좌파 정치인들이 뒷구멍으로는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 뻔뻔하게 으스대는 모습을 보면 '탈진실'이 우리 사회 깊숙이 박힌 중병이 됐다고 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의 지지율이 과반에 육박하는 것은 일종의 병리현상으로 해석했다. 서 교수는 극단적 이기주의가 그 모태라고 했다. 내편, 나의 이익, 나의 흥미와 '재미'만 찾다보니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문팬'이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일컫는 속칭)들은 '조국빠'(조국 전 장관 지지자)와 추미애 지지자들로 분화돼 이제 거대한 정권의 성벽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좌파들의 진지전에 대항해 정상적인 사람들이 나서서 말을 해야 하는데,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서 교수는 코로나 방역의 공은 의사들한테 돌아가야 하는데 그것을 가로채고 의학계에 자기세력 확장을 위해 공공의대 신설을 꾀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1년 5개월 앞둔 대선에서 야당의 승리도 점쳤다. 서 교수는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예로 들며 "소신과 본분을 지키는 야권 후보가 있으면 가능할 것"이라며 "저 사람들 정도만 아니면 누가 해도 사실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보수가 멸종한 것 같지만 이 정권 때문에 다시 살아나서 내후년에는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전망도 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천안 단국대 의대 연구실에서 가졌다. 다양한 활동과 개인사로 바쁠 텐데, 역까지 마중을 나와주었다. 시종 대화는 웃음바다였다. 본인은 잘 웃지 않았지만 취재팀은 2시간여 배꼽을 잡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위선자의 허를 찌르는 예리한 촌평과 위트 때문이다.



-급소를 찌르는 촌평의 원동력을 어디서 얻나요.

"아니, 저는 아는 게 없습니다. 저를 잘못 본 거예요. 제 목표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는 거예요. 20 페이지 만에 때려쳤습니다. 철학을 공부해야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정년퇴임 하고 나서 읽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대외활동 하는 것으로 많이 알게 되잖아요. 학교 안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니까. 저 같은 경우는 나대는 게 좀 있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알 수 있죠."

-기생충학이 일반에 생소한데 왜 기생충학을 하게 됐습니까.

"대학 때 방학 기간에 기생충학 교실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당시 지도교수님이 참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교수님이 저한테 보여준 것은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전기 단백질 분해, DNA분석 같은 거였어요. 놀랐지요. 되게 감동을 했고 기생충학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무엇보다 제일 달콤한 유혹은 기생충학은 하는 사람이 얼마 없기 때문에 교수자리는 무조건 보장된다는 게 저는 너무 좋았어요.(웃음)"

-대중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기생충에 관한 대중서를 내게 된 거였죠? 기생충을 인간사에 빗대 설명한 것이 흥미로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떤 책이었지요?

"'기생충의 변명' '대통령과 기생충'을 냈는데, 완전 망했죠. 절필을 선언했어요. 그런데 제 책을 아무도 안 읽으니 절필한 것을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기회다 싶어 2013년 '기생충 열전'을 냈지요. 기생충 연구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까 언론이 주목을 했고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저는 기생충에 큰 은혜를 입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생충에 기생하고 있는 거니까요.(웃음)"

-이번 책(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이 엄청 팔렸지요?

"제가 책을 17권을 냈는데, 다 망했어요. 공저지만 이 책이 제일 성공한 책입니다. 인세(印稅) 생각하니 그럴 줄 알았으면 혼자 쓸 걸….(웃음) 초기 많이 팔렸는데, 지금은 순위가 떨어진 거 같아요. 책이 쉽지만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모펀드 같은 경우는 좀 이해하기 쉽지 않고요. 왜 지난 주 광화문에 차벽이 설치됐잖아요. 그 때 광화문에 한 명도 못 갔다는 거 아닙니까. 코로나를 빙자해서 저희 책을 팔지 못 하게 하려는 음모가 아닌가 저 혼자 주장하고 있지요, 저자들 중에도 제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한 명 있긴 있지만. '차벽으로 광화문 교보를 봉쇄하라, 더 이상 조국흑서가 읽혀서는 안 된다'는 게 차벽의 숨은 목적이었던 겁니다. 교보를 막을 게 아니면 그렇게 완벽하게 성벽을 칠 필요가 없었어요.(웃음)"

-논객은 본업(정치 비평도 본업 다 됐지만)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우리나라에 기생충 학자가 한 50명 쯤 됩니다. 그 사람들이 기생충 한두 가지를 가지고 연구를 합니다. 평생 하는 거지요. 저 같은 경우는 미라기생충을 연구하고 있어요. 미라기생충이란 조선시대 발견되는 미라에서 기생충을 찾는 겁니다. 간, 폐, 대변 같은 데서요. 공동연구를 10여년 해오고 있어요. 공동연구 하는 분한테 묻어가는 거지요. 제가 혼자서는 5만부 이상 나가는 책을 쓴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제일 많이 팔린 책이 2만 몇 천권인데, '기생충열전'은 20쇄 이상 찍었으니까요. 제가 고 정도인데, 진중권 선생님 같은 분한테 묻어가니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제 삶의 원칙을 정했지요. 혼자서는 어렵다, 묻어가라.(웃음)"

-우리 몸에 기생충이 이젠 거의 없어지지 않았나요.

"요새 인분 비료를 안 쓰니까 거의 다 없어졌지요. 희귀한 기생충만 몇 개 남아있고요."

-어떤 기생충인가요.

"제일 흔한 게 디스토마예요. 논문 700여편 쓰신 제 은사님 연구도 디스토마에 관한 것이었어요. 해안가 어떤 마을을 찍기만 하면 30~40%가 나와요. 물고기나 해산물을 생으로 먹으니까, 몸에 크게 해롭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고 있는데, 거기 가서 새로운 기생충을 찾는 연구를 합니다. 실제로 새로운 기생충을 수십 종 찾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요. 신종 발견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닙니다."

-책에서 '조국사태'에서 보인 정권의 이중잣대, 내로남불, 문팬의 팬덤 현상을 짚었는데, 제도개혁 논의는 빠졌더라고요. 속편을 쓰실 생각은 없나요.

"지난 번 기자회견 때 제가 잘랐어요. 검찰개혁은 지금 권경애 변호사님이 쓰고 있어요. 변호사로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으니 그 분이 쓰는 게 맞고요. 정권을 욕하는 게 그동안 쉽지 않았잖아요. '문빠'들이 우르르 달려들어서 '양념'을 치고 그랬잖아요."

-북 총격으로 살해당안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이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편지에 대해서도 막말을 하니까요.

"'대깨문'들이 거기에 가서 욕을 해대는 나라에서 지식인들은 말을 잘 못하는 겁니다. 또 그 분들이 사실 멘탈이 약해요. 그래서 이 책을 계기로 사람들이 너도나도 정권 비판에 나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건 제 '뇌피셜'인데, 나훈아 선생님이 이 책을 보시지 않았나? 그래서 용기를 얻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이건 저의 주장입니다. "

-나훈아 발언의 특징은 함축적인데, 교수님이나 진중권 교수 같은 경우 그런 함축적인 단어와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 인터뷰 기사 제목으로 '나훈아 조국흑서 보고 용기 얻은 듯, 서민 주장' 이런 식의 제목을 달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말고요.(웃음) "

-정권은 살해된 우리 공무원을 월북으로 몰아갔거든요. 그렇게 몰아가서 얻는 이득이 무얼까요.

"자기 책임을 모면하려는 거라고 봐요. 심지어 '죽을 만해서 죽었다'라며 책임을 방기하는 거지요. 재밌는 게,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 성추행 때문에 죽었는데, 고인의 명예라고 하면서 모든 것을 묻어버리고 성 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잖아요.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 월북이 확실치도 않은데, 월북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고인의 명예를 무참히 실추시켰어요. 이 정권에게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은 자기 진영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요. 이건 확실하진 않지만 살해된 공무원이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말이 있는데, 지지자도 뭐고 간에 자기에게 이용가치가 없는 사람일 경우에는 '양념'해버리는 게 이 정권의 특징이지요. 처음에 그 분 빚이 2000만원이라고 했을 때, 생각해보았어요. '그 보다 빚이 더 많은 나는 어떻게 되는가. 나는 실종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웃음) 오히려 제가 알기에 박원순 시장은 빚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 분이 산에서 돌아가셨는데, 당연히 그 분도 '월북하려고 한 건 아닌가'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건데, 한 번도 그런 말을 안 하다가, 이 번 같은 경우는 너무 몰아가더라고요. 화가 나요."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 중반을 유지합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요. 이 정권이 싫어도 국민의힘은 죽어도 지지할 수 없다는 생각요. 그래도 문재인이 낫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선택지가 두 가지 밖에 없으니까요. 한 네 가지 된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었다고 봐요. 그리고 진보(좌파)는 잘 변심 안 해요. 제가 박근혜 탄핵 때 놀란 게, 그 분도 30% 정도의 콘크리트 지지가 있었는데, 탄핵 가까이 되니까 5%까지 떨어졌었잖아요. 제가 테니스 치는 클럽의 강남 아줌마들도 '박근혜 찍은 게 부끄럽다'고 했거든요. 보수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데, 좌파는 죽어도 과오를 인정 안 한다는 거지요."



-결집력도 더 단단한 것 같아요.

"대깨문들의 활약도 크지요. 인터넷을 장악하고 계속 거짓 뉴스를 퍼뜨리잖아요. 가령 추미애 아들 같은 경우도, 십자인대가 없어졌고 원래 면제인데 군대를 자청해서 간 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그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아니 군대를 '가줬다'고 말하는 거 봐요."

-그런 논리가 어떻게 해서 나온거지요?

"민주당에서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펴는 그 분들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요. 둘 중 하나인 거 같아요. 하나는 실제로 그렇게 믿거나, 이건 정상이 아닌 거고요. 다른 하나는 자신들도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 그러는 겁니다. 이건 아주 뻔뻔한 일이지요."

-문재인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 측근을 비판하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비난하는 '문팬' 홍위병들이 아직은 조국흑서를 '화형식'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책에서도 썼듯이 왜 비교적 잠잠할까요? 교수님 말마따나 책을 태우려면 책을 무더기로 사야 할 텐데요.

"바보긴 바보인데, 아주 바보는 아닌 거죠. 또 그런 퍼포먼스가 자기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굉장히 과격한 것으로 비치게 되니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 1위가 됐을 때 저 사람들이 한 말이 '알바 써서 사재기 했다. 삼성이 사줬다. 일본 자본이 들어갔다' 이런 거였어요. 이런 말이 버젓이 나오는 게 너무 웃겨요. 조작이라고 하는 건 또 뭔지, 정권을 잡고 있는 것은 자기들인데. 그런 헛소리 할 시간에 조국백서라도 좀 사주지."

-현 정권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 학교 재단에서 눈치 안 주나요.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분이 이사장님이세요. 이사장님은 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서 '그만해' 그러면 그만해야지요.(웃음)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장충식 이사장님이 김대중 대통령 때 차관도 하시고 그 후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하신 분인데, 의외로 간섭을 안 하시더라고요."

-사회 이슈에 대한 발언도 많이 하시는데요.

"아, 한 번 학교에서 제가 페미니즘 관련해서, 지금은 페미니즘에서 탈출했지만, '꼴펜'(급진 페미니스트)이었을 때 글을 썼는데 학교로 항의전화가 많이 왔었어요. 학장님이 어떤 일이냐고 물어본 적은 있어요. 그 당시에는 꼴펜이었다가 그후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윤미향 사건을 보고 도저히 이 사람들과는 같이 못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윤미향 덕분에 '페미'를 탈출했고 여성의 인권에 관심에 있지만,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은 사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추석 전 교수님 독서특강 영상이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 잠시 비공개처리 됐던 것이 뉴스가 됐었는데요, 집권세력의 견제가 시작된 건가요. 문팬의 공격은 예상되는 거고 교통순경, 세무서, 교육부 같은 데서는 보자고 안 하나요.

"동영상을 네 차례에 걸쳐서 일주일마다 업로드 하는 건데 댓글에 안 좋은 게 달리니까 비공개로 해버린 겁니다. 저는 관심이 없었는데, 관장님이 나중에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게 됐다고 하며 다시 공개하겠다고 하셨어요. 댓글이 신경 쓰여서 검토를 해봤다고 해요. 그런데 나중에 들어가보니까 조회수가 200이에요. 어차피 공개를 하나 안하나 관심을 안 가지는 것을 가지고 그랬던 거예요. 사건이 터져서 오히려 제가 민망했어요. 블로그에다 이 얘기를 썼더니 많은 분들이 봐주셨어요.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그 일로 알게 된 게 돈(고료)이 들어왔다는 겁니다. 이번 일로 제게 도움이 됐어요. 첫째, 조회수가 올라갔고 둘째, 잊고 있었던 돈을 받았다는 겁니다.(웃음)"

-작은 에피소드지만 여러 언론에서 교수님이 핍박받는 걸로 알려졌어요.

"언론에서 이것을 '신블랙리스트'라고 막 몰고 가려고 했었는데, 좀 미안한 감이 있어요. 블랙리스트 정도 되려면 뭔가 좀 생계가 어려워지고 이래야 하는데, 저는 잘 먹고 잘 살고 있거든요. 별 지장 없이 살고 있어요. 또 관장님이 사과를 하셨잖아요. 그렇게 높은 분이 사과를 해주시는데!"

-"SNS는 정말 덧없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SNS가 시간을 너무 잡아먹기도 하고, 또 깊은 생각 없이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 SNS를 하게 되면 책을 잘 안 읽게 되고요. 또 짧은 글만 많이 쓰게 되니까. 그래서 저는 블로그를 선호합니다. SNS가 나름대로 장점은 있어요. 제가 SNS를 그만두게 된 계기는, 한참 전에 제 생일날 생일축하한다는 댓글이 100개나 달린 거예요. 제가 원래 강박적이에요. 댓글에 대해 꼭 답글을 달아요. 그런데 다 똑같은 말을 할 수 없잖아요. 다 다르게 달아야 하잖아요. 그 것 때문에 피곤해서 때려쳤어요. 최근에 다시 하게 된 것은 사람 이미지가 너무 정치적이면 안 되니까, 중화하는 의미로 디지털 사진이나 몇 개 올리고 있어요."

-그래도 정치적인 이미지를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조국흑서 나오면서 제가 발간을 연기한 책이 있거든요. 9월 9일 날 야심작을 내기로 돼 있었는데, 출간이 연기됐어요. 표지사진까지 다 찍고 준비는 다 됐어요. 이 책은 완전히 비정치적인 책입니다. 일종의 자기계발서거든요. 어려운 사람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 하는가 그런 얘기예요."

-조국흑서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책인 거 같은데, 어떤 내용인지 살짝 얘기해줄 수 없나요.

"제가 쓴 거지만, 수정하라고 편집본이 와서 읽다가 울었다니까요. 제가 다 쓴 건 아니고 두 명이 공저를 했는데, 제가 쓴 파트를 쓰다가 울었어요. 자기가 쓴 것을 읽고 울기는 쉽지 않는 거예요. 인생의 밑바닥을 얘기하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지를 말하는 겁니다. 정치적으로 뜨는 게 일장일단이 있어요. 예전에 소개팅 하고 사귀었던 여성분이 제게 '이렇게 훌륭한 분인지 몰랐다'고 반성하는 메일을 보내왔더라고요."

-소득주도성장을 기생충에 비유해 '복통주도포식'이라고 비유했는데.

"이 정권은 좀 유별난 편충과 비슷해요. 기생충은 원래 점잖거든요. 이 정권이 현재를 망가뜨리는 데 더해 미래를 거덜내고 있다는 것이 제일 무서웠어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예를 들어, 의학 분야에도 왜 의사파업이 일어났느냐면 의료의 미래를 거덜내려고 해서 일어난 거거든요. 일단 건강보험은 끝장이 났다고 봅니다. 문재인 케어 전에도 우리나라 의료는 세계 최고였어요. 의사들이 저수가로 희생을 할지언정 의사들 자신도 환자고 의사들 가족도 환자니까, 또 의사들이 무조건 희생하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보았던 겁니다. 3분 진료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빨리 진료하고 입원하고 수술까지 하는 세계적인 시스템이었단 말이지요."

-일반 국민은 의사들의 진료시간이 너무 짧다고 불만이지만, 장점이었군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민간의료와 공공의료가 절묘하게 섞인 제도거든요. 정부가 모든 가격을 통제하는 시스템이어서 민간이지만 공공성이 있는 거지요. 예를 들면, 코로나 환자를 지금 민간병원이 안 받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메르스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공공의료의 신화에 빠진 일부 좌파 의사들이 좌지우지 하는 겁니다. 서울대 병원에 의료관리학교실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 교수 3~4명이 우리나라 의료정책을 좌지우지 하고 있어요. 그게 웃기는 거죠.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공공의료의 신화에 빠져있는 거에요."

-공공의료가 왜 문제인가요.

"유럽 나라들이 왜 코로나로 작살이 났겠습니까. 공공의료는 공무원이 의사고 그 사람들이 하루에 열 명을 봐요. 그러니까 환자들이 두 달 넘게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효율성도 별로 없고 그런 겁니다. 그 의사들 점심을 두 시간 세 시간씩 먹고 그럽니다. 이게 공공의료의 실상입니다. 그러니 코로나에 잘 대처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인당 100명을 보는 효율적인 의사들이 잘 대처하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 극복에 의사들은 특등 공로자들이죠.

"갑자기 공공의료를 해야 한다고 하니까 의사들이 당황스러운 겁니다. 전쟁하고 있는데 장수, 병사들 뒤에서 니네 월급 반으로 깎자는 것과 같으니 기분 나쁠 수밖에 없죠. 왜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을까, 이유는 이거지요. 정권 끝나기 전에 빨리 돌이킬 수 없도록 뭔가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자기들 고위층 자녀들을 의사로 만들 계획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이르는 겁니다. 의대 학생을 추천으로 뽑는다는 게 말이 안 돼죠."

-의료의 질은 의사에 좌우되고 의사는 우수한 두뇌의 사람들이 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사람들의 프레임 중 하나가 전교 1등은 인성이 안 좋고 공부 못하면 인성이 좋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에 문재인 대통령이 푹 빠져서 2012년부터 그 공약을 한 거지요. 저도 우리나라 보장성이 확대돼야 한다는 생각은 했거든요. 그런데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은 지나치게 쓸데없는 것까지 보험을 적용시키는 거예요. 두 번째는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많이 내고 많이 받자는 게 요체예요. 그런데 안 올리잖아요. 그래서 건강보험이 적자가 나는 거고, 박근혜 이명박 때 모아놓은 20조원을 거의 다 써버리는 겁니다. 이게 웃기는 거죠. 인기가 없는 정책은 안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 것이 의료정책 뿐일까요.

"국민을 설득 못하면 하지 말든지 해야 하는데, 이쪽만 하다보니 제도가 누더기가 되는 겁니다. 노령인구가 쓴 의료비가 전체의 65% 정도 되거든요. 앞으로 20년 후에는 노령인구가 훨씬 더 많이 쓸 텐데, 그 때는 또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게 되고요. 의료보험 재정은 어차피 고갈 될 텐데, 고갈 되기 전에 힌 100조원 정도 축적해 놓아야지 고갈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가 있어요. 만약 고갈되면 그 때부터는 국민 세금으로 꼴아박아야 되는 거예요. 우리나라가 세금이 남았던 때가 없는데, 그 때 가서 세금을 더 걷는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마 그때 되면 의료혜택이 줄어들 겁니다."

-의료 수요는 오히려 더 많아질 텐데요.

"문재인 케어 이전에 받았던 혜택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봐요. 가령 뇌CT 같은 것은 옛날에는 의사가 판단해서 찍어야 된다고 할 때 찍었는데, 요즘은 환자가 '머리 아픈데 CT나 찍어보자'하면 찍을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이 문제지요. 문재인 케어로 사라진 것 중 하나가 선택 진료비에요. 큰 병원 갈 때, 예를 들어 빅5 병원, 아산병원을 갈 때 선택진료비를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없애버리잖아요. 똑 같은 값이면 동네병원을 뭐 하러 가요. SRT, KTX로 서울접근성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문재인 케어로 지방 의료환경이 더 열악해지고 있어요. 그래 놓고 지방에 의사없다고 난리를 치는 것은 말이 안 돼죠."

-정부는 의사가 없는 지역이 많다고 하는데요.

"지방에 병원이 없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 만큼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가 없어요. 건강보험 보건지소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아세요? 보건지소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노인들을 다 쓸어요. 불편한 데 없냐고 왕진 진료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거기서 개업한 의사들이 먹고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떠나는 거예요. 어쨌든 차로 한 시간 안에 큰 병원이 있고 거기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의료환경이 좋다는 거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 인구 1000명당 의사수 가지고 판단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말이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7번(年) 외래진료를 받잖아요. 세계 1위고 OECD 1위예요. OECD 평균은 여덟 번 이하예요. 이건 무슨 의미냐, 과잉진료라는 겁니다. 조금만 아파도 그냥 병원에 간다는 거지요. 외국은 병원이 멀리 있으면 좀 참자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의사수가 늘어나면 의료수요도 늘어납니다. 의사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인간들이에요. 의사수가 많아지면 의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의사 수는 정부가 통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의대정원 증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까.

"만약 우리가 의사가 부족해 코로나 감염확산으로 작살이 났다면, 의사 수를 늘리는데 반대할 수 없죠. 그런데 지금 의사를 늘려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데, 늘리겠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한 겁니다. 의사 수를 정 늘리고 싶으면, 의과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지금 있는 의과대 정원을 늘리는 게 나은 방법입니다. 왜 서남의대가 망했냐면, 의대생을 수련시킬 만한 병원이 없었어요. 의대생은 대학에서 배우는 것보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서 배우는 게 훨씬 많거든요. 지방에 의대 병원이 덩그러니 하나 뿐이면 거기에 다양한 환자가 오는 게 아니거든요. 일단 암환자들이 안 와요. 암환자들은 전부 서울로 오니까, 거기 병원에 암내과 안전공의라고 하더라도 암환자를 한 명도 못 보고 졸업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정 의사를 늘리고 싶으면 공공의대 만들지 말고 기존 대학병원에서 10명씩만 늘려도 400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거든요."

-절대 다수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했는데 의료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요.

"구제해달라고 하고 있지요. 1년에 3000명씩 의사가 나오는데 올해 국시를 치르지 못한 사람이 많으니까 500명 빼고는 나머지는 안 나오는 거지요. 제가 보기에 국민건강에 큰 피해는 없을 겁니다. 전공의는 4년에 걸쳐 있는데, 전공의들이 통째로 파업을 하면 대학병원이 마비가 될 수 있어서 문제인데, 1년 차가 없다고 해서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겁니다."

-정부가 의료계 의견을 더 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슷한 경우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에 수시로 시장이나 호프집을 찾아서 국민과 소통한다고 했는데, 별로 그런 자리가 없었어요.

"제가 거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던 적이 있어요. 퇴근 후에 광화문에서 소주, 맥주 한잔 하겠다고 한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이상한 사람도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경호원들이 죽어날 수 있다는 거지요. 재작년인가 광화문에서 호프 마신 것도 사전에 각본을 짤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누가 들어올지 모르잖아요.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겁니다. 이건 쇼잖아요. 안 하면 그만인데 또 하겠다고 했으니 한 번인가 또 했어요. 그런 거 하지 말고 기자회견이라도 많이 하면 좋겠어요."

-박근혜 대통령 때는 기자회견도 못한다고 비판하셨는데, 두 사람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문 대통령이) 박근혜 보다도 못 하는 수준이고 안 하고 있잖아요.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히는 게 직접 소통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런 거 안 하고 맨날 쇼만 할려고 하니까. 이 사람들은 쇼가 기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 집권했을 때 문빠 사이트에서 그랬잖아요. '문재인은 기자회견 많이 할 거다.' 기자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할 것이라고 했는데, 헛소리잖아요, 지금 보니까."

-왜 안 하는 걸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오면 못 견디는 사람이에요. 멘탈에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지요. 그게 참 안타까운 점이죠. 쓴소리를 듣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재작년 신년기자회견 때 한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면 지지자들이 댓들로 떼를 지어 달려든다고 하며 간접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자제시킬 의사를 물었더니 문 대통령은 "저만큼 욕 많이 먹는 사람이 더 있나요?"라며 회피한 적이 있거든요.

"저는 그걸 매우 주목해서 봤어요. 그때부터 이상해졌다는 말을 한 적 있어요. 그전엔 문빠 저격하는 글을 썼잖았습니까. 2017년 12월에 그 글을 쓰고 다음해 2018년 그런 질문이 나와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는데, 되게 실망스러운 답변이었지요. 정치인이 욕먹는 거하고 언론인이 욕먹는 거하고는 다르지요. 언론인에 대한 테러, 언론인의 신상을 털고 하는 이런 것들이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건데 나만큼 욕먹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공사구분이 없는 사람으로 들렸어요. 욕먹은 걸로 보면 드루킹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훨씬 더 욕을 많이 먹었잖아요."

-직접 들은 말씀인가요.

"예, 악플을 경험했다는 얘기를 안철수 대표로부터 직접 들었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모르겠네요. 욕으로 치면 제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문빠들로부터) 욕을 더 많이 먹었을 걸요."

-1년 5개월 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소통력 있는 야권 후보가 나올까요.

"1년 5개월 전에 해야지요. 그 전에 대선을 해야죠.(웃음) 차기 야권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대화능력입니다. 더 욕심낼 것도 없이 보통 수준 이상의 대화능력만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2012년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가 맞붙었을 당시 토론회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어요. 토론회만 성사되면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압도 해서 지적능력의 차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단 말이죠. 실제 박근혜 후보가 토론회 안 할려고 기를 쓰다다 나중에 하긴 했는데, 토론회에서 정말 주목받은 후보는 다카키 마사오를 얘기한 이정희 후보였잖아요. 거기서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고, 오히려 콘텐츠가 없다는 데 인상을 줬어요. 그래서지지율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지요. 저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원래 아는 게 없는 겁니다. 차기 야권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소통력입니다. 더 욕심낼 것도 없이 보통 수준 이상의 소통력만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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