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4780억
전이위험에 금산결합 리스크 우려
전이위험에 금산결합 리스크 우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현대차금융그룹이 그룹 소속 비금융회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전이위험이 높다는 것으로 금산결합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6일 현대캐피탈이 공시한 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금융그룹의 2019년 12월말 기준 내부거래 총액은 6364억원이다. 이 중 소속 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금액은 1584억원이고 소속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가 4780억원으로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비중이 75.1%에 달한다.
현대차금융그룹이 소속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대상 상품용역 매출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등 비금융회사 대상 상품용역 매출이 계열 매출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비금융회사 대상 계열 매출 비중이 84%에 달한다. 현대카드도 현대기아차 관련 내부매출 비중이 전체 계열 매출의 절반 수준이나 된다. 현대차증권은 소속 금융회사 대상 내부매출 비중이 0.11%에 불과하고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매출 비중이 99.9%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비금융회사로부터 유가증권을 매입하거나 자산을 매입하는 내부 매입 거래도 극도로 활발하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등을 통한 내부매입이 97%에 이르고,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는 현대오토에버를 통한 상품용역 매입이 각각 내부매입의 99%, 56%를 차지했다. 현대차증권은 유가증권 매입 형태의 내부거래가 빈번했고, 블루월넛은 현대오토에버를 통한 상품용역 매입이 주로 일어났다.
현대차금융그룹과 달리 다른 금융그룹은 그룹 소속 금융회사와의 내부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성금융그룹의 경우 소속 금융회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95%에 달한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비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비중이 0.03%에 불과하다.
한화금융그룹과 교보생명그룹도 금융회사 대상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94%, 99.8%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DB금융그룹 역시 그룹 소속 금융회사의 내부거래가 전체 내부거래의 99.8%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현대차금융그룹 집중위험 관리지침'과 '현대차금융그룹 이해상충방지지침'을 제정했다. 이를 통해 비금융계열사의 위험이 소속 금융회사로 전이되지 않도록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규모에 따라 일정 수준의 완충자본을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거래 또는 위험집중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반영하는 그룹위험이 아직 자본적정성 비율에 산정되지 않아 향후 손실흡수능력 부족에 따른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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