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면세업계가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연내 수요 회복은커녕 내년까지도 관광산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을 축소해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연내 태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청산하고 현지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상반기에 이미 대만 법인을 철수했다. 올해에만 3개국에서 사업을 정리하게 되는 셈이다. 9개국 15개점에 달했던 롯데면세점의 해외 사업도 6개국, 12개점으로 감소하게 된다.
롯데면세점의 해외사업 철수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7년 태국 법인을 만들고 수도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세웠지만 태국 현지 업체의 견제로 공항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3년여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대만에서도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밀리면서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 1호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2012년 열었던 자카르타 공항점이 2017년 계약 만료로 문을 닫으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철수 결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 해외점 중 호주 멜버른 시내점을 제외한 전 점이 휴점 상태다. 오픈 준비 중이던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은 오픈이 무기한 연기됐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은 연내 철수를 검토하는 해외 사업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국내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이달 진행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도 있다. 이번 입찰에서 탈락할 경우 1터미널에서 롯데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전력을 다할 것이란 전망이다.
'면세 라이벌' 신라면세점도 고전 중이다. 호텔신라의 올 상반기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67.6% 줄어든 175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0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재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과 홍콩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태국 푸껫시내점, 도쿄 시내점 등 총 5개 해외점 중 홍콩공항점과 푸껫시내점, 도쿄시내점이 휴업 상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외 진출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되는 국가에서의 전략은 다소 변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면세업계가 실적 부진에 빠진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도쿄 시내점 내부 전경. <김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