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19일 출범 후 첫 추가 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소상공인 등 개인 취약차주가 7년 이상 갚진 못한 5000만원 이하의 빚에 대해 탕감해주거나 원금을 최대 80% 감면해 준다. 빚 탕감은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만을 선별해 배드뱅크를 통해 전부 소각할 계획이다. 국회 예산 심사 후 올해 3~4분기 중 세부 방안을 발표하며 채무조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다음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배드뱅크 설립 관련 브리핑 내용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7년 이상 연체 기준은 너무 짧은 것 아닌지.
▲소득과 재산 압류 불안감과 강도 높은 추심 등 채무불이행자의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감안 시 7년이 짧다고 보기 어렵다. 7년은 개인신용 관련 제도에서 장기간으로 상정한 기간으로 연체 정보가 공유되는 최장기간과 파산, 면책 후 재신청이 가능해지는 기간을 고려했다.
- 5000만원은 너무 많은 금액 아닌지.
▲매입대상 채무 전체를 소각하는 것이 아니며, 철저한 소득, 재산 심사를 거쳐 파산에 준하는 상환능력 상실자만 면제한다. 5000만원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자 평균채무액(4456만원) 등을 감안해 설정한 금액이다.
- 성실상환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 같다.
▲그 부분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누구나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고, 사회 통합과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 차원에서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만을 엄격하게 선별해 지원할 것이다.
- 향후 빚을 안 갚고 버티는 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감내하기 어려운 연체의 고통(추심·압류 등) 감안 시 고의 연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 금융권도 기여하나.
▲2차 추경 4000억원 외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야 될 상황이다. 기존에 있었던 여러 가지 전체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도 상당히 많이 기여를 했다. 현재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으로, 금융권의 기여 방법 등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 기존 새출발기금하고 장기 연체 채권 매입과 두 가지 트랙 형태로 진행한다. 차이를 두는 이유는.
▲저희가 공약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고 코로나19 채무를 조정하는 내용이 있었고 장기 소액 연체 채권을 소각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두 개의 공약을 하나의 주머니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각각의 주머니를 별도로 만드는 게 효율적일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하나로 가져가기보다는 각각 가져가는 게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라고 생각돼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 2차 추경 처리 후 예상 타임라인은.
▲국회 예산 심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는 금융사들하고 협의할 계획으로 세부적인 사업 프로그램은 좀 더 다듬어야 되는 상황이다. 올해 3~4분기 중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부 프로그램이 발표가 되고 난 다음에 금융권들이랑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가급적이면 대부분의 금융사가 참여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협약을 하는데 한 3개월 정도 걸리고 매입이 진행되는 데도 한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저희가 심사를 할 때는 가급적이면 그 정보를 일괄에 받아서 하려고 하고 있는데 일괄에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좀 사전 조치도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신용정보법 등 개인의 동의를 기반으로 해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돼 일반인에 비해 일괄 심사를 하려면 동의가 약간 생략돼야 되는 측면이 있다. 심사는 바로 가능하지만 제도의 개정이 필요한 시간도 있어 3개월 내에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 비영리법인 등 배드뱅크 설립 관련 구체적인 추진 과정과 소각 등 구체적인 채권 처리 방안은.
▲그동안 채무 정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밑에 상법상 주식 회사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유한회사를 활용했던 것도 있었다. 2011년 장기 소액 연체자재단(장소연) 때는 비영리법인을 사용했다. 일괄 심사에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 캠코가 출자하는 상법상 주식회사가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부 방안이 발표되고 난 이후에 과거 사례를 비춰 볼 수 밖에 없다. 소각 대상이라고 보는 시점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 바로 소각되는 건 아니다. 예전 2017년에는 한 3년 정도 지켜봤지만 그렇게까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세부 방안을 준비하며 좀 더 디테일하게 따져봐야겠지만 그보다 짧은 기간 내에 다시 재심사를 거쳐서 소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 채무 조정 대상자의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방안은.
▲상환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나 지원이 부족한 경우 등 약간 디테일하게 좀 만들어 봐야겠다. 저희가 소각의 기준을 중위소득의 60%로 잡았는데 가구별로 약간씩 다르다. 그것보다는 중위소득의 60%는 아니지만 중위 소득 내 안쪽에 있는 분이셔야 될 것 같다. 그동안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전례들을 보면 이분들이 중위 소득의 60%를 제외하고 얼마가 이분들의 소득이냐를 먼저 보고 있다. 또 원금 최대 80%까지 감면한다고 했지만 모든 분들이 대상에 포함되는 게 아니다. 매달 얼마를 갚을 수 있는지 여부를 보고 10만원 갚을 때 최종적으로 갚을 수 있는 금액과 현재 채무를 비춰보는 등 조정률이 결정된다.
- 장기 연체 채권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 소상공인과 서민 취약계층 중 어느 대상으로 하나.
▲일단 이번 프로그램은 차주가 개인인 모든 채무가 채권 대상으로 차주가 개인 명의로 돼 있어 소상공인도 당연히 들어올 수 있다. 다만 법인 자영업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 금융사에서 4000억원 출연하는 협의가 됐는데 금융회사에서 주주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되면 이게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많다. 거부할 경우 대안 방안은. 2018년에 캠코가 장기 소액 연체자재단을 만들어 현재 1000억원의 기금이 남아 있는 걸로 안다. 그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나.
▲총 소요 재원을 8000억원 정도로 추산하는데 추경 외 나머지 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확정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상한 수준보다 넘을 수도 있다. 현재 정확한 데이터를 파악 중으로 4000억원 정도는 일단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고 나머지를 금융권이 좀 도와주면 좋겠다 정도다. 이전 사례들을 보면 최대한 많이 도움을 줬다. 1000억원의 재단 재원은 당연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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