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예비 추정치 1.4~2.5 제시
메르스 보다 높고 사스보다 낮아
무증상·변종 등 R0 변수로 작용
거리두기 준수로 접촉률 줄여야
손씻기 등 개인방역 실천도 중요
메르스 보다 높고 사스보다 낮아
무증상·변종 등 R0 변수로 작용
거리두기 준수로 접촉률 줄여야
손씻기 등 개인방역 실천도 중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감염병의 전파력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파력은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로 파악되고 있다.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병의 전파력을 표현할 때 언급되는 수치로,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한 명의 감염자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에게로 전염병이 전파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수치가 클수록 확산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R0는 사스가 4, 메르스가 0.4~0.9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메르스의 R0수치는 4.0으로 기존의 메르스 R0 수치보다 높았다.
코로나19의 경우,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예비 R0 추정치'로 1.4~2.5를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전세계 각국이 이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여러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환자·접촉자에 대한 이동 제한 및 격리 조치 등이 대표적이다. 비말이 전파되기 쉬운 종교활동의 비대면 전환과 유흥시설, 노래방, PC방, 스포츠센터 등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 등 국내에서 취해지고 있는 조치 또한 R0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조정할 때, 신규 확진자수 증감 추이 뿐만 아니라 R0,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0일 "최근 일주일간 재생산지수를 보면, 수도권과 전국 모두 1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은 최근 2주간 22.9%로 집계된다. 집단감염 비율은 40%가 넘는 상황"이라며 국내 코로나19 확산 현황을 발표한 바 있다.
R0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환자 발생 지역에 따라 변화해 왔다. 앞서 지난 8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의 국내 코로나19 R0는 1.5였다. 범부처 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에 따르면, 국내 집단감염 사례 중 신천지 대구교회의 경우, 확산 초기 기준 감염재생산지수가 7~10로 추정된 바 있다. 1명이 감염되면 7~10명까지 감염시키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또한 이는 WHO의 추정치보다 최대 7나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R0가 3밀(밀접·밀집·밀폐) 장소에서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초기에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이 전파력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점 또한 코로나19의 R0 수치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유전자 유형에 따라 전파력이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확산이 장기화 하면서 S형, V형, L형 등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유전자 분석결과에 따라 크게 S형과 V형, L형, G형, GH형, GR형으로 나뉘며, GH형은 S형, V형보다 전파력이 평균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전파력이 10배 높은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내용도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이 V형으로 파악된 바 있다. 또한 5월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이후에 발생한 것은 대부분 GH형이다.
한편 R0는 감염력 유지 기간(감염 전파 기간), 접촉시 전염 확률(접촉률), 피접촉자가 감염될 확률(감염률)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코로나19 차단을 위해서는 방역당국의 검진·추적·치료 역량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개인 방역 수칙 준수 등의 방역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감염 전파 기간을 줄이기 위한 검진·역학조사·치료 역량개선이라는 방역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한편, 접촉률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감염률을 낮추기 위한 마스크 착용·손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 실천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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