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발행가액 산정뒤 11월 진행
성공땐 2200억 이상 유동성 확보
화물 운송·국내선 확대 등 순항
C쇼크 지속땐 중장기적 전략 필요
성공땐 2200억 이상 유동성 확보
화물 운송·국내선 확대 등 순항
C쇼크 지속땐 중장기적 전략 필요
<진에어 제공>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진에어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항공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나홀로 상공을 날고 있다. 지난달 국내선 여객 점유율 1위에 오른 저력을 앞세워 현재 추진 중인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경우 회사는 재무적으로도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11월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진에어는 이날 1차로 발행가액 1500만주로 1주당 예정발행가액은 7000원으로 확정했다.
오는 10월 확정 발행가액을 산정하고 그달 말 청약을 진행한 뒤 11월 주급납입과 신주 상장을 진행한다. 업계에선 1차 발행가액이 주가 변동으로 1092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줄었지만 1000억원대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1000억원대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진에어는 22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진에어는 올해 6월 말 현재 12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저가항공사(LCC)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올 2분기 기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비율도 진에어가 77%에 달해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당좌비율은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을 뺀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간 저비용항공사들의 당좌비율 현황을 보면 티웨이항공 57.7%, 제주항공 43.8%, 에어부산 23.6%다.
NH투자증권은 진에어가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제적인 사업 다각화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진에어는 4대의 대형 항공기 B777-200ER 여객기 중 1대를 개조해 내달 중순부터 화물 전용기로 운영한다.
LCC 업계 중 대형항공기를 보유한 곳은 진에어가 유일하며 화물 항공기를 개조한 것도 이 회사가 처음이다. 화물 전용기로 전환되면 탑재 규모가 10톤가량 늘어나 25톤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항공선 점유율 확대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진에어는 코로나19로 해외 하늘길이 막히자 경영 위기 극복 전략 일환으로 국내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진에어의 지난달 국내선 항공편 이용 여객은 54만5000명으로 전년(31만5000명)보다 73% 증가했다. 이는 국내선 여객 점유율 1위로 아시아나항공(42만5000명)과 대한항공(37만)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다만 여전히 리스크는 존재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하늘길이 계속 막히면 진에어 역시 뾰족한 해법을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진에어는 현재 1900명의 임직원 중 60%가량이 유급순환휴직제에 들어갔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긴다면 진에어 역시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인수합병(M&A) 중단, 증자 실패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에어가 상대적으로 위기극복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가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중장기적인 위기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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