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운드바 역할별 음향 조화
사운드 범위 넓혀 입체 서라운드
화자 목소리만 '또렷' AVA 기능
영상 움직이면 소리도 따라가는
상하좌우 6개 스피커 무빙사운드
사운드 범위 넓혀 입체 서라운드
화자 목소리만 '또렷' AVA 기능
영상 움직이면 소리도 따라가는
상하좌우 6개 스피커 무빙사운드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 위기 혁신기술로 뚫어라
⑤ 'Q-심포니' 개발주역 삼성전자 VD사업부
"XXX! ~", "YYY!! ~!"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상대방의 말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무슨 일이지?' 돌아보는 순간. 아 현실이 아니었다. 바로 옆 TV 화면 속의 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눈을 감고 들으면 바로 옆에서 싸우는 듯 그 소리가 생생하다.
실제 현실 속에 다른 소음이 커지자 TV 속 남녀의 말다툼 소리도 커진다. 마치 현실 속에서 실제 남녀처럼 소음에 반응하는 것이다. 새로운 소리의 리얼리즘이었다. '참 별 게 다 있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삼성전자 제공
절로 감탄을 자아낸 것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무빙 사운드, 액티브 보이스 시스템 'Q-심포니' 기술이다. 세계 TV 시장에서 14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화질을 넘어 인공지능(AI) 음향으로 또 한 번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면 뿐 아니라 음향에서도 네모난 '프레임'의 한계를 깨고 '현실보다 더 현실스럽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귀를 유혹하고 있다.
지난 10일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삼성전자 Q-심포니를 직접 체험했다. 체험 전시회관 부스 한쪽에 마련된 TV 화면 속에서 남녀가 한창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Q-심포니는 가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입체 서라운드 음향을 구현해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현장감 있는 사운드와 함께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Q-심포니는 TV와 사운드바의 역할을 나누고 서로의 음향이 조화롭게 섞이도록 해 확장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화면 안에서 남녀 간 말다툼은 극적으로 치닫고, 여자가 남자에게 결정적인 발언을 하려던 찰나, TV 옆에서 현실 세계의 청소기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허둥지둥 리모컨을 찾기 위해 일어서기도 전에 주인공의 대사 소리가 리모컨 작동 없이 저절로 커졌다. 반면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그대로다. 영화 속 여주인공의 목소리만 커지면서, 소음에도 여주인공의 대사가 귀에 명료하게 박힌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AVA(Active Voice Amplifier)' 기능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AVA는 소음에 따라 영상 속 화자의 목소리를 조정한다.
AVA는 TV 속 목소리만 더 또렷하게 들려준다. TV 안팎의 소리를 분리한 뒤 시청에 방해되는 소음이 3초 이상 지속되면 자동으로 영상의 음성만 키운다. 이때 효과음이나 배경음은 그대로 두고 목소리의 음량만 키워 콘텐츠의 전달력을 높이는 점이 특징이다.
AVA 기능 여부에 따라 소음 속에서 대사 전달력의 차이는 극명했다. 청소기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을 때 일반 TV에서 볼륨을 키우니 대사는 물론, 배경음과 효과음도 덩달아 커지면서 대사를 알아듣기 더 어려웠다.
또 다른 부스에 전시된 TV 화면 속에서는 시원한 폭포가 흐른다. 이 영상에서의 소리는 TV가 아니라 실제 폭포에 있는 듯 착각마저 들 만큼,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산 위에서부터 내려온 물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영상에 맞춰 소리도 방향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물방울이 튀는 소리까지 담아냈다. 눈만 감았을 뿐인데, 시원한 폭포 아래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소리의 움직임이 생생했다.
이는 전 방향에서 입체적인 사운드를 제공하는 무빙 사운드 기술이 적용된 결과다. 상하좌우에 6개의 스피커를 탑재하면서 소리는 영상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한다. 스포츠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면 소리도 그 방향을 따라고, 무거운 물체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소리도 함께 떨어지는 식. 무빙 사운드로 사용자는 영화관을 가지 않고서도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헬리콥터가 착륙을 시도하는 화면을 봤는데,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 중턱에서 헬리콥터의 엔진소리와 빠르게 회전하는 프로펠러 소리가 각각 다른 스피커를 타고 나왔다. 헬리콥터의 엔진과 프로펠러가 회전하는 소리는 사운드바를 통해, 산 중턱에서 강하게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는 TV 스피커를 통해 나오면서 사운드의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메인 사운드는 사운드바에서 재생하고, TV 상단 스피커는 효과음 위주의 서라운드를 재생한다. 두 기기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더욱 확장된 사운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QLED TV와 Q 시리즈 사운드바가 마치 협주를 하는 듯한 'Q-심포니' 기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소비자가전쇼) 2020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Q-심포니 기능을 적용한 2020년형 사운드바 'Q 시리즈'의 대표 모델(HW-Q800T)울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출고가는 90만원으로, 이 제품은 소리에 방향성을 더해주는 삼성만의 특허 기술인 '어쿠스틱 빔'을 적용해 돌비 애트모스와 'DTS:X(Digital Theater Systems:X)'를 지원하는 등 3.1.2채널의 3D 입체 사운드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음향을 조화롭게 재생하도록 만든 기능이 바로 Q-심포니 기술"이라며 "입체 서라운드 음향을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수원=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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