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수수료 정책 연내 시행
음악 ·웹툰 등으로 확대 예고
조승래 의원, 법안 대표 발의
내달 국정감사 중요현안 부각
음악 ·웹툰 등으로 확대 예고
조승래 의원, 법안 대표 발의
내달 국정감사 중요현안 부각
글로벌 IT 공룡 구글의 '30%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독과점 횡포에 맞서, 정부, 정치권, 산업계까지 전방위로 '반(反) 구글'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구글, 애플의 일방적인 독과점 횡포에 수수 방관하던 정치권까지 독과점 횡포에 제공을 걸고 나서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구글 등 앱마켓 사업자의 갑질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특정 결제방식 강제, 부당한 앱 심사 지연 및 삭제, 타 앱 마켓 등록 방해 등 앱 마켓 사업자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지목된 행위를 일체 할 수 없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또한 결제와 환불 등 앱 마켓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 의무도 신설된다.
조 의원은 "글로벌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이 국내 콘텐츠 개발사와 국민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질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내에서는 조승래 의원의 법안발의를 시작으로 구글, 애플의 모바일 플랫폼 독과점 횡포를 차단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구글의 통행세 논란은 오는 10월로 예정되고 있는 국정감사의 중요 현안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실제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5G 서비스 품질 문제와 함께 구글의 통행세 인상 요구를 최대 현안으로 꼽고, 구글 책임자 등을 증인으로 세우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 통행세 논란의 발단은 구글이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대표 기업에 공문을 보내, 자사 모바일 앱 장터인 '플레이 스토어'내에서의 '인앱' 결제만을 허용하고, 자체 프로그램 내 결제 뿐만 아니라 우회방식을 통한 결제를 전면 불허하면서 비롯됐다. 구글은 이같은 수수료 정책을 연내 시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수수료 정책 전환을 통해, 이미 게임업계에 부과하고 있는 30% 통행세를 음악, 웹툰, 구독서비스 등 플레이 스토어를 매개로 하는 모든 서비스로 확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IT 업계는 구글의 30% 통행세가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앱 개발사 모두가 구글의 높은 수익을 뒷받침하는 '디지털 소작농'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구글이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주요 IT 대기업들은 수수료 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 콘텐츠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구글의 통행세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개발사-플랫폼·네트워크 업체로 이어가지는 '모바일 가치사슬'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업기반이 취약한 중소벤처업체나 스타트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글의 일방적인 독과점 횡포에 정치권은 물론 정부 부처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가 관련법 제정에 착수한 가운데 규제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부처도 전면적인 실태조사 파악에 나섰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에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면서 구글, 애플의 독과점 횡포가 차단될 지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8일 간담회에서 "구글 등 스마트폰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사업자가 새로운 OS 출현을 방해하거나 다른 앱 장터를 경쟁에서 배제하는 행위를 집중 조사하겠다"며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경쟁 질서 회복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앱 수수료 인상에 따른 국내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글의 위법 행위를 조사하는 동시에 사전 예방책을 담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이달 중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또 사전 협의를 통해 수수료율을 계약서에 명시할 것을 의무화해 수수료 산정 기준을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방통위 등 관련 부처도 앱 수수료 인상과 관련된 실태 조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결산 전체회의에서 "(구글이 자사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관련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면서 제재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도 같은날 국회에서 "인앱결제로 인한 사업자 부담이 사용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방통위와 공정위 등 부처와 협의해 대책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들 부처에서는 구글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요구가, 국내 IT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 피해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를 충당하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이 자동적으로 모든 앱의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90% 가량을 독과점하고 있는 구글, 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사업자들에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고, 이것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상 독과점 금지조항 등을 적용해 충분히 제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정치권과 정부가 이번에는 구글, 애플의 독과점 횡포 차단을 위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업계 임원은 "구글, 애플이 모바일 시장의 9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자들은 시장논리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규제권한을 가진 정부와 입법권한을 가진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문제는 실행력"이라면서 "구글 통행세 문제는 국내 IT 업계의 존폐가 달린 문제로,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해소해야 할 과제"라고 촉구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