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전부개정 소비자신용법안 제정안
개인채무자 채무조정 보완 채무조정교섭업 신설
담보부 개인채권은 적용 배제
300만원 이하 손해액에 대해 법정손해배상청구 가능
자력으로 채무 상환이 어려운 연체 채무자가 채권금융회사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개인채무자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채무조정교섭업도 도입한다. 과도한 추심 억제를 위해 1주일에 7회 이상 추심연락도 금지한다. 불법·과잉 추심에는 법정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영상으로 진행된 9차 개인 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확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소비자신용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소비자신용법은 대부계약을 규율하는 대부업법을 전부 개정하고 추심, 채무조정 관련 신용정보법의 내용을 추가해 새롭게 만들어진 법이다. 개인채권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전반적으로 규율하게 된다. 개인채권은 원칙적으로 채권금융기관(일반은행, 대부업자, 추심자 등 모두 포함)이 사업 과정에서 개인채무자에 대해 보유하는 모든 채권을 말한다.
제정안의 핵심은 채무조정요청권 도입이다. 채무상환을 연체한 채무자가 자력으로 채무상환이 어려워 채무조정을 요청하면 채권금융기관은 내부 기준에 따라 채무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형식이다. 연체 채무자는 소득, 재산현황 등 상환 곤란 정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채권금융기관은 채무자 상환 능력과 채무특성에 따라 채무감면율과 상환일정을 정한 내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채무조정 요청을 받은 금융기관은 추심을 중지하고 내부 기준에 따라 10영업일 내 채무조정안을 제안해야 한다.
채무조정 협상 과정에서 개인채무자의 부족한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완해주는 차원에서 채무조정교섭업도 도입한다. 채무조정교섭업자는 채무조정 요청서 작성과 제출 대행, 채무조정 협의대행 등 개인채무자를 조력해주게 된다. 채무조정교섭업은 대부업이나 대부중개업, 매입추심업 등 소비자신용관련업 겸영이 금지된다. 교섭업자가 개인채무자로부터 받는 총수수료는 100만원 범위에서 시행령을 통해 규정한다.
또 기한이익 상실 시 상환기일 미도래 채무원금에 대한 연체가산이자 부과를 금지한다. 채권금융기관은 개인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소멸시효 완성일로부터 5영업일 내에 개인채무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부과됐다.
담보부 채권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채무조정 요청권 등 법 조항을 적용하지 않되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또 담보가 없는 채권이어도 채권액이 5억원 이상 고액이면 채무조정 등을 적용하지 않는다.
채무 금액 누적과 추심 강도를 제한함으로써 채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과 수모를 줄여주는 안도 포함됐다. 채권추심자는 동일한 채권의 추심을 위해 채무자에게 1주일에 7회를 넘는 추심 연락을 할 수 없다. 특정 시간대 또는 방법, 수단을 통한 추심연락을 하지 말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채권금융기관은 추심위탁과 채권양도 이전에 개인채무자에게 사전 통지 의무를 부과해 채무자 보호책임을 강화했다.
특히 개인채무자는 소비자신용관련업자와 채권금융기관에 대해 300만원 이하 손해액에 대해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정손해배상은 무형의 재산권 침해 등 실손해액을 정확하게 산정·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손해배상의 실효성 보장을 위해 법으로 배상액을 규정한 것을 말한다. 해당 소비자신용관련업자와 채권금융기관은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금융업권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법안을 입법예고한다.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1분기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