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사업자 카카오 의도적 배제
네이버 "법적 대응 검토" 입장문
네이버 "법적 대응 검토" 입장문
사진은 세종시에 위치한 공정위 전경.
공정거래 당국이 온라인 부동산 정보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 사업자인 카카오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네이버에게 1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네이버는 처분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검토키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동산114, 부동산뱅크, 닥터아파트 등 부동산 정보업체(CP·Contents Provider)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사에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 하도록 한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10억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조치한 첫 사건으로 '멀티호밍(Multi-homing) 차단'을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15년 2월 카카오가 자사와 제휴한 CP 8곳 중 7곳과 매물정보 제휴를 추진하자 기존 CP와의 계약에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삽입했다. 네이버 부동산의 '확인매물'을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 하도록 한 것이다. 확인매물이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검증센터를 통해 확인된 매물정보를 뜻한다. 네이버는 이듬해 조건 위반 시 계약을 해지하는 패널티 조항도 넣었다. 네이버는 또 카카오가 2017년 부동산114와 매물정보 제휴를 맺으려 할 때도 부동산매물검증센터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을 금지하겠다고 CP 측에 통보했다. 당시 부동산114는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은 불공정하다"며 조항 삭제를 요청했지만 네이버는 관련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행위로 카카오가 사실상 시장에서 밀려났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2018년 4월 이후부터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경쟁 사업자 위축으로 관련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행위사실 기간 중 전체 부동산 매물 건수의 40% 이상, 순 방문자 수(UV·Unique Visitor)와 페이지뷰(PV·Page View) 70% 이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준기자 blaams89@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