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주택공급대책이 제대로 빛을 보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판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로 찬물을 뒤집어썼다.
엉뚱하게도 야당이 아닌 민주당 내부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온 탓이다. 더욱이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기초단체장들이 사전협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를 문제 삼았으나 실상은 '임대주택단지'라는 이유로 8·4대책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8·4대책 발표 이후 자신의 SNS에 "마포구 상암동은 이미 임대 비율이 47%에 이르고 있는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며 "주민과 마포구청,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나?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따졌다. 8·4대책에는 상암DMC 미매각 부지, 상암 자동차 검사소, 상암 견인차량 보관소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태릉골프장이 있는 서울 노원을 지역구로 둔 고용진(노원구갑)·우원식(노원구을)·김성환(노원구병) 의원도 단체로 반대했다. 이들은 노원지역 80%가 아파트단지인데 또다시 고밀도 세대를 공급하면 지역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노 구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보내는 서한에서 "인프라구축 없이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노원구민에겐 청천벽력같은 일"이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의 고민도 이해되나 태릉골프장이 구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의 땅이 되게 해달라"고 했다. 김종천 과천시장도 정부의 정부과천청사 일대 개발계획을 반대했다. 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과천시민과 과천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기초단체장들이 반발하는 속내에는 대규모 임대주택단지를 꺼리는 사회적 현상과 임대주택단지로 인해 주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부에서 잡음이 일자 벌써 8·4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선들이 생기고 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설익은 대책 발표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고, 여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정부·여당의 이런 행태가 내년 보궐선거까지 부동산 문제를 끌고 가려는 희망고문이자, '공급확대' 이슈를 띄우겠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여당의 행태를 차갑게 보고 있다. (사)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경영과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내부 반발은)지역이기주의이자, 님비현상이고,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려는 정치인들의 쇼맨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임대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지역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은 다음 선거를 생각해야 하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교수는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이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택공급, 지역균형발전 등 공동체 의식을 갖는 사고의 전환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자체장들의 반대는)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도시의 슬럼화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면 학군이나 커뮤니티 수준이 떨어지고 연쇄로 집값까지 하락하게 돼 지자체장들의 지지도가 떨어지다보니 반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본부장은 "다만 최근 임대주택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데다 주요지역의 경우 임대료도 비싸 자금여력이 되는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 만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미경·박상길기자 the13ook@dt.co.kr
엉뚱하게도 야당이 아닌 민주당 내부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온 탓이다. 더욱이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기초단체장들이 사전협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를 문제 삼았으나 실상은 '임대주택단지'라는 이유로 8·4대책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8·4대책 발표 이후 자신의 SNS에 "마포구 상암동은 이미 임대 비율이 47%에 이르고 있는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며 "주민과 마포구청,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나?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따졌다. 8·4대책에는 상암DMC 미매각 부지, 상암 자동차 검사소, 상암 견인차량 보관소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태릉골프장이 있는 서울 노원을 지역구로 둔 고용진(노원구갑)·우원식(노원구을)·김성환(노원구병) 의원도 단체로 반대했다. 이들은 노원지역 80%가 아파트단지인데 또다시 고밀도 세대를 공급하면 지역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노 구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보내는 서한에서 "인프라구축 없이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노원구민에겐 청천벽력같은 일"이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의 고민도 이해되나 태릉골프장이 구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의 땅이 되게 해달라"고 했다. 김종천 과천시장도 정부의 정부과천청사 일대 개발계획을 반대했다. 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과천시민과 과천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기초단체장들이 반발하는 속내에는 대규모 임대주택단지를 꺼리는 사회적 현상과 임대주택단지로 인해 주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부에서 잡음이 일자 벌써 8·4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선들이 생기고 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설익은 대책 발표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고, 여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정부·여당의 이런 행태가 내년 보궐선거까지 부동산 문제를 끌고 가려는 희망고문이자, '공급확대' 이슈를 띄우겠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여당의 행태를 차갑게 보고 있다. (사)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경영과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내부 반발은)지역이기주의이자, 님비현상이고,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려는 정치인들의 쇼맨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임대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지역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은 다음 선거를 생각해야 하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교수는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이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택공급, 지역균형발전 등 공동체 의식을 갖는 사고의 전환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자체장들의 반대는)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도시의 슬럼화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면 학군이나 커뮤니티 수준이 떨어지고 연쇄로 집값까지 하락하게 돼 지자체장들의 지지도가 떨어지다보니 반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본부장은 "다만 최근 임대주택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데다 주요지역의 경우 임대료도 비싸 자금여력이 되는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 만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미경·박상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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