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강남 재건축 활성화를 노리고서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공공재건축)을 제시했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용적률을 준주거지역 최고 수준인 500%까지 보장하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는 발표에 솔깃했던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검토해본 결과, 실익이 별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주택의 50∼70%를 임대주택 등으로 환수당하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 공공재건축을 전혀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3구역도 조합도 일대일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라 공공재건축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 조합 측도 늘어난 물량의 50% 이상을 임대로 짓는 것도 모자라 인센티브의 90%를 회수해가면 사업에 참여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이번 정부의 공급 방안에서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가 빠져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지적했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민간 재건축 규제를 풀어주면 우리 아파트에 일반분양 물량이 최대 3000가구 나오는데, 수익성이 전혀 나지 않는 공공재건축을 제시해놓고 민간 재건축 규제를 전혀 풀지 않는 것은 보여주기식 언론플레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조합도 "수익성이 전혀 나지 않는 공공재건축 사업에는 재건축 추진 단지의 20%가 아닌 2%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풀지 않으면 민간 재건축 사업은 전혀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게 이 조합의 설명이다.
공공재건축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입장차를 보인 것도 공공재건축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전날 서울시가 공공재건축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종상향 결정권을 가진 서울시가 공공재건축에 대한 최종 판단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이미 시공사가 정해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참여하는 공공재건축은 고려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한편 전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가 공공재건축 활성화로 공급 가능한 주택 물량을 5만 가구로 잡은 것과 관련해 "사업 대상 조합의 20%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가리키고 있다.<연합뉴스>
